주식 때문에 美가계에서 사라진 1경3000조원…"소비 더 줄일라"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2.09.29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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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올해 주식시장 하락으로 미국 가계 자산이 9조달러(약 1경2950조원) 넘게 사라진 것으로 집계됐다. 가계 소비 위축 등으로 이어져 경기 침체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현지시간) CNBC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자료를 인용해 올해 2분기 말 기준 미국인이 보유한 기업 주식과 뮤추얼 펀드 자산은 33조달러로, 연초 42조달러에서 9조달러 감소했다고 전했다.



7월 이후에도 시장 하락세가 이어졌음을 고려하면 올해 사라진 가계 자산은 9조5000억달러에서 10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증시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상반기에만 20.6% 하락했고, 7월 이후 3.6% 더 내렸다.

자산 손실은 특히 주식 보유량이 많은 부유층에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 부유층은 올해 주식 자산에서 8조달러 이상 손실을 봤다. 반면 하위 50%의 보유 주식 손실액은 약 70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이 같은 가계 자산 축소가 경제 전반으로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자산 감소에 대응해 소비와 대출, 투자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계 소비지출은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대들보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가계 자산 감소가 앞으로 몇 달 안에 소비자 지출과 경제 성장에 역풍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0.2%포인트 갉아먹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과거에 비해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손실이 부유층에 집중된 데다 많은 미국인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중 저축을 통해 재정적 쿠션을 마련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S&P500지수 1년 추이/사진=인베스팅닷컴S&P500지수 1년 추이/사진=인베스팅닷컴
하지만 증시가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다는 관측이 많아 미국인의 자산 손실 역시 추가될 가능성이 크다. 모건스탠리는 26일 보고서를 통해 강달러가 기업 실적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S&P500지수가 내년 초까지 3000~3400선을 가리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27일 종가인 3647.29에 비해 최대 20% 가까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골드만삭스 역시 향후 3개월 동안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로 제시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은 없다며 증시에 경기 침체 리스크가 아직 완전히 반영되지 않은 만큼 향후 6~12개월 동안 주식 투자를 피할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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