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시니어 창업에 관심 가져야

머니투데이 김문겸 숭실대학교 명예교수, 전 중소기업 옴부즈만 2022.09.29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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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겸교수(전 중소기업 옴부즈만)김문겸교수(전 중소기업 옴부즈만)


우리나라에서 창업은 민간보다 공적 부문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1986년 '중소기업창업지원법'이 제정된 이후 1997년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그리고 1993년 '지역균형 발전 및 지방중소기업 육성에 관한 법률' 제정 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 창업지원사업을 열렬히 추진했다. 그리고 창업지원의 주대상은 40세 미만 청년이었다. 그러나 창업지원사업이 길게는 35년 짧게는 25년여가 되다 보니 정책의 다양성이나 청년층의 창업모델도 한계가 드러났다.

한편 2010년대 중반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함에 따라 시니어 창업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과 유럽 선진국에서는 최근 시니어 창업의 비중이 다른 연령층보다 상승하는 추세를 보인다. 연구에 따르면 시니어 창업자는 여러 측면에서 다른 연령대의 창업자와 차별화한 장점이 있으며 특히 직장생활에서 축적한 경험, 기술, 네트워크가 창업 성공의 가능성을 높인다고 한다. 우리나라 연구에서도 시니어 창업은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청년창업과 다르게 사업 및 성과의 지속가능성을 보다 중요시하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실제 시니어 창업동향은 어떠할까. 2021년 통계를 보면 전체 창업기업에서 40세 이상이 창업한 기업의 비중이 67%에 달한다. 특히 최근 5년간 60세 이상의 창업비중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빠르게 상승했다. 그런데 시니어 창업의 업종별 분포를 보면 실망스럽다. 시니어 창업기업은 지식기반업종의 비중이 작고 생계형인 일반서비스업과 기타업종의 비중이 높다. 이는 선진국의 시니어 창업동향과 달리 우리의 시니어는 오히려 기회추구형 창업이나 기술창업에서 뒤처져 기술 관련 경험과 네트워크를 살리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바로 이 지점이 우리가 주의를 기울여야 할 곳이다.

산업연구원이 수행한 시니어 기술창업에 대한 최근 조사연구에 따르면 시니어 창업의 성공을 위한 요소로 본인이 축적한 기술지식보다 시장성 있는 기술지식 필요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고 준비된 창업추진으로 자생력 확보라는 응답이 그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체계적인 시니어 기술창업 지원제도 추진 및 시니어 창업-성장-발전-재도전이 작동하는 원활한 창업생태계 조성 등도 중요 요소로 꼽았다. 이들을 종합하면 몇 가지 시사점이 나온다. 첫째, 창업정책의 지원대상으로 기술에 기반을 둔 시니어를 설정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 둘째, 시니어 기술창업에 대한 정책자금 지원확충 및 직접금융 수단인 벤처캐피탈의 투자가 이뤄지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기존 중앙정부 중심의 중장년 기술창업 지원사업을 재정비해 지방정부도 적극적으로 참여토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시니어 기술창업자의 준비된 창업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수명이 연장되면서 고령층 증가는 피할 수 없는 사실이며 이들의 경제활동 참여 또한 필수다. 정부뿐 아니라 업계도 시니어 창업생태계가 작동하도록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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