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1000원어치 사볼까"…첫발 떼는 소수점 거래, 유의점은?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2.09.20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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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1000원어치 사볼까"…첫발 떼는 소수점 거래, 유의점은?


오는 26일부터 국내 주식 소수점거래 서비스가 시작된다. 소수점 거래 발생 소득의 세금 문제가 정리가 안 돼 당초 계획보다 늦어질 거란 우려가 나왔지만 가까스로 정리됐다.

국내 주식 소수점거래 서비스가 시작되면 개인 투자자들의 고가 주식에 대한 접근성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다만 온주 단위 거래에 비해 거래 체결 속도가 늦어질 수 있고 증권사마다 거래 가능 종목, 수수료 등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키움증권 등 7개 증권회사가 오는 26일부터 이달 안으로 국내 주식 소수점거래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소수점 거래 서비스는 온주를 여러 개 수익증권으로 분할 발행하는 방식으로 국내 주식을 쪼개 소수 단위로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국내 소수점 거래가 시작되면 개인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형주식에 대한 투자가 쉬워져 소액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적은 금액으로 분산투자가 가능해져 위험 관리 차원에서 소수 종목에 집중된 개인투자자의 투자 행태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는 온주 거래와 비교해 실시간 단위로 거래가 이뤄지기 힘들어 적시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 각 증권사는 소수 단위 거래를 중개하는 과정에서 자기 재산으로 취득하게 되는 주식을 종목별 5주 이내로 하며 의결권 행사도 금지된다.

증권사마다 투자 가능 종목, 거래수수료, 최소 주문 가능 금액 등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일부 증권사들은 최소 주문 가능 금액 1000원으로 책정할 것으로 보인다. 거래 가능 종목의 경우 A사는 350개, B사는 700개 등으로 상이하다.

공정거래법상 출자 제한(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규정으로 인해 일부 증권사는 계열사 종목의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할 수 없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가령 삼성증권에서는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을 쪼개 살 수 없고 카카오페이증권에서는 카카오 등을 소수점 단위로 거래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기대보다 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현 제도상에서 거래세가 발생하기 때문에 펀드나 ETF(상장지수펀드) 등 대체재를 활용해 투자하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도 시행을 준비하는 증권업계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주식이 해외 고가 주식과 비교해 고가 주식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전체 시장 거래량이나 증권사 수익 측면에서 크게 도움이 되긴 힘들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도 "국내 소수점 거래는 마이너한 이슈다 보니 크게 거래 활성화를 기대하진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한국예탁결제원과 국내 24개 증권사의 국내 주식 소수 단위 거래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했다. 국내 주식은 신탁제도를 활용해 온주를 여러 개 수익증권으로 분할발행하는 방식으로 소수 단위 거래를 하게 된다.

증권사는 투자자 소수 단위 주식 주문을 취합해 온주를 만들어 자신의 명의로 한국거래소에 호가를 제출한다. 예탁결제원은 증권사로부터 온주 단위 주식을 신탁받아 수익 증권을 발행하고 투자자는 주문 수량에 따라 수익증권을 취득한다.

그간 과세 부분을 어떻게 할지가 걸림돌이었는데 기획재정부가 지난주 소수 단위 주식 투자에 배당소득세 또는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 세금 문제도 해결됐다.

기재부는 소수 단위 주식 거래 구조상 배당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또 해당 수익증권이 주식이 아니고 '자본시장법' 제110조에 따른 수익증권에 해당해 신탁수익증권 양도 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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