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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와 반대 '가성비' 통했다…무섭게 질주하는 中 전기차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2022.09.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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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디(BYD)의 전기 세단 하이바오/사진제공=비야디비야디(BYD)의 전기 세단 하이바오/사진제공=비야디




올해 7월까지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를 테슬라 다음으로 많이 판매한 비야디(BYD)가 내연기관차 시장에서 쓴 맛을 봤던 중국을 완전히 뒤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와 같이 혁신 기술이 아닌 '저렴하고 품질 좋은 전기차'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택한 게 빛을 봤다는 평가다.

19일 한국자동차연구원(한자연)에 따르면 비야디는 올해 1~7월 순수 배터리 전기차 41만대를 판매해 62만9000여대였던 테슬라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합치면 세계 1위다.

한자연은 비야디의 성장을 저렴한 가격에도 글로벌 전기차 모델에 견줄 상품성을 제공하는 '가성비' 전략이 성공한 덕분이라고 봤다. 배터리, 부품, 자율주행 등에서 과시적 혁신을 보여주는 테슬라와 정반대 길을 걸었다는 것이다. 한자연은 이를 '최종 소비자 지향의 소리 없는 혁신'이라고 평했다.



비야디는 배터리에 대해선 안전성·저비용이 무기인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기반 '블레이드 배터리(Blade Battery)'를 개발했다. 또 부품 측면에선 구동 모터, 인버터 등 전동화 관련 부품은 자체 생산하지만 부품사 '핀드림즈(Pindreams)'를 설립해 타사에 부품을 공급하며 규모의 경제를 추구했다.

높은 투자비가 필요한 자율주행은 엔비디아나 바이두 등 유력기업과 협력해 R&D(연구개발) 동력을 유지하면서도 관련 비용은 최소화했다. 동시에 업계 표준에 뒤지지 않는 자율주행 기술도 소비자에게 제공했다는 게 한자연 분석이다.

또 비야디는 타 전기차 업체와 다르게 온라인 신차 판매방식보다는 오프라인 판매에 중점을 두고 전통적인 형태의 매장을 운영했다. 덕분에 전기차에 익숙지 않은 소비자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

비야디는 내수 시장 성공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올해 인도 8개 도시에서 전기 승용차 판매를 시작했고 브라질, 호주, 일본, 독일에도 전기 승용차 판매망을 구축했다.

주요 완성차 업체와 협력도 확대해나가고 있다. 비야디는 지난달부터 테슬라 독일 공장 '기가 베를린'에서 생산되는 모델Y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토요타의 전기차 신모델 BZ3도 비야디와 협력해 양산될 예정이다.

한자연은 비야디가 현지 배터리·완성차 생산을 위한 포석을 마련하기 위해서 이같은 협력을 진행한다고 봤다. 협력이 성과를 거둔다면 비야디가 저비용 전기차의 위탁 생산자(OEM)로 거듭나거나 여타 완성차 기업과의 공동개발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 비야디가 성공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관문이 많다는 지적도 내놨다. 미국·유럽 등 주요국이 자국 중심의 전기차 산업을 구축하기 위해 중국을 배제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유럽연합(EU)의 지속가능한 배터리 구상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비야디의 가격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란게 한자연 전망이다. IRA에 대응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중국이 아닌 주요 현지 시장에서 배터리·전기차 등을 양산해야 하는데 이는 생산단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한자연은 비야디의 성공으로 전기차 산업 중심이 고급차에서 중저가 차량으로 이동했고 이를 국내 완성차 업계가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호중 한자연 연구전략본부 책임연구원은 "기술 확산 단계로 볼 때 전기차는 대중적인 수요층을 공략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신기술 자체의 매력만으로는 성장 동력을 유지하지 못할 수 있다"며 "이미 고가 전기차가 주류인 서유럽 지역에서 최근 전기차 판매량 증가세가 둔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비야디 사례는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열기 위해 안정적인 관련 부품 공급 기반을 바탕으로 내연기관차에 비견할 경제성, 완성도 있는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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