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굴욕 교체'에 혹평까지... 토트넘 떠나 달라진 게 없다

스타뉴스 김명석 기자 2022.09.11 05:21
글자크기
스페치아와의 세리에A 6라운드에 선발로 출전한 나폴리 미드필더 탕기 은돔벨레. /사진=나폴리 SNS 캡처스페치아와의 세리에A 6라운드에 선발로 출전한 나폴리 미드필더 탕기 은돔벨레. /사진=나폴리 SNS 캡처


토트넘을 떠나 나폴리로 임대 이적한 탕기 은돔벨레(26)가 이탈리아에서조차 비판을 받고 있다. 급기야 전반전만 소화한 뒤 후반 시작과 함께 칼교체까지 당했는데, 이번이 벌써 두 번째다. 토트넘 시절은 물론 새로 이적한 팀에서도 새 사령탑의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은돔벨레는 1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나폴리 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에서 열린 스페치아와의 2022~2023 이탈리아 세리에A 6라운드 홈경기에 선발로 출전했지만, 전반 45분 만을 소화한 뒤 스타니슬라프 로보트카와 교체됐다.



은돔벨레가 나폴리 이적 후 선발로 출전한 건 이번이 두 번째였다. 앞서 지난 1일 레체와의 세리에A 4라운드에서 처음 선발로 나섰는데, 당시에도 은돔벨레는 전반전만 소화한 뒤 후반 시작 전에 칼교체를 당했다. 이날 스페치아전을 포함해 선발 기회를 받은 2경기 모두 같은 '굴욕'을 당한 셈이다.

은돔벨레는 이날 김민재를 비롯해 로보트카, 피오트르 지엘린스키 등 일부 핵심 선수들이 휴식 차원에서 선발에서 제외되는 '로테이션' 일환으로 선발 기회를 잡았다. 엘리프 엘마스, 앙드레 잠보 앙귀사와 함께 4-3-3 전형의 미드필더로 나섰다.



그러나 은돔벨레의 존재감은 그리 눈에 띄지 않았다. 간혹 전진 패스나 드리블을 선보이긴 했지만, 그보다 토트넘 시절 비판의 대상이었던 불성실한 모습 등이 오히려 더 눈에 띄었다. 아쉬운 위치 선정은 여전했고, 수비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모습 역시 찾아보기 어려웠다.

무리하게 공격을 시도하다 팀에 커다란 실점 위기를 자초하기까지 했다. 전반 40분 왼쪽 측면에서 과감하게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며 상대 2명을 제친 과정까지는 좋았는데, 그는 오른쪽을 파고들던 동료들을 향한 패스 대신 '슈팅'을 택했다. 문제는 이미 상대 수비수가 전방에서 버티고 서 있던 상황이라는 점. 슈팅을 시도하는 건 사실상 무의미한 장면이었다.

그러나 은돔벨레는 결국 무리한 슈팅을 택했고, 슈팅은 수비수에 맞고 튀어나와 오히려 상대 역습으로 이어졌다. 더 큰 문제는 자신의 실수로 팀이 위기를 맞았는데도 전력으로 질주해 수비에 가담하는 모습을 당연히 볼 수 없었다는 점. 골키퍼 선방이 아니었더라면 자칫 치명적인 실점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을 상황이었다.


루치아노 스팔레티(63·이탈리아) 감독도 결국 결단을 내렸다. 하프타임에 은돔벨레를 빼고 로보트카를 투입했다. 은돔벨레는 열흘 만에 찾아온 선발 기회에서 또다시 칼교체되는 굴욕을 맛봤다. 이날 전반전 그의 볼 터치 횟수는 겨우 23회, 패스 횟수도 18회에 불과했다. 반면 은돔벨레 대신 투입된 로보트카는 같은 시간을 뛰고도 볼 터치나 패스 횟수에서 2~3배 많았다.

팀 승리에도 은돔벨레를 향한 현지 혹평이 쏟아진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투토메르카토는 "로보트카와의 차이점이 분명했다. 아직 팀 전술에 녹아들지도 못했고, 컨디션도 좋지 않아 오히려 공을 더 느리게 돌게 만든다"면서 "첫 번째 실점 위기를 자초한 것도 그였다. 레체전처럼 하프타임 교체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꼬집었다. 평점은 팀 내 최저인 '5점'이었다. 칼치오메르카토웹 역시 "팀 중원의 핵심이 되려면 많이 성장할 필요가 있다"며 팀 내 최저 평점(5.5점)을 줬고, 스포르트메디아셋 역시 팀 내에서 유일하게 평점인 5점을 그에게 매겼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프리미어리그 출신 공격수인 파올로 디카니오(54·이탈리아)는 "은돔벨레는 자신이 공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팀을 위해 희생할 줄 모르는 선수"라며 "스팔레티 감독이 그를 바꾸는 기적을 만든다면 매우 놀라운 일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공교롭게도 은돔벨레의 이날 경기력, 그리고 경기 후 현지 언론들의 혹평은 디카니오의 발언을 고스란히 뒷받침했다. 나폴리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야만 이른바 '먹튀'와 지긋지긋한 동행을 끝낼 수 있을 토트넘 입장에서도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나폴리 미드필더 탕기 은돔벨레(왼쪽). /AFPBBNews=뉴스1나폴리 미드필더 탕기 은돔벨레(왼쪽). /AFPBBNews=뉴스1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