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뉴스1) 윤일지 기자 = 추석을 앞둔 지난 8월25일 오후 울산 남구 울산공원묘원에서 작업자들이 예초기로 묘소와 주변의 풀을 정리하고 있다. 2022.8.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반적으로 벌에 쏘이면 통증과 붓기가 동반되지만, 심한 경우 중증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벌독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즉각적으로 일어나 전신 발작, 호흡곤란, 의식장애 등이 일어날 수 있어 더욱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사람마다 벌독에 의한 증상의 편차가 큰 원인은 벌독이 지닌 독성의 강도 차이가 아닌 개인 면역 체계와 알레르기 반응 때문이다. 때문에 벌독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단순한 벌 쏘임이라도 생명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 벌에 쏘이면 우리 몸속 비만세포가 외부에서 침입한 항원인 벌독을 인식하고 백혈구 등 항원과 싸울 수 있는 세포들을 불러들이는 '히스타민'(Histamine)을 분비한다. 히스타민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로, 혈관을 확장시켜 혈류량을 늘리고 상처 부위에 부종과 통증,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아나필락시스 반응으로 인한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벌독 알레르기가 있는지를 미리 확인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벌에 자주 노출되는 환경에 근무하는 소방관이나 양봉업자, 과거 벌에 쏘인 후 조금이라도 알레르기 반응을 겪은 사람이 벌 서식 위험이 있는 야외에 방문할 경우에는 가까운 내과나 가정의학과에서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벌독 알레르기 여부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올해 6월 한국전력공사는 배전선로 주변 수목전지 중 벌 쏘임으로 직원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 벌독 알레르기 관련 검사를 시행했다. 벌독 알레르기를 보인 환자들은 주로 하나 이상의 벌독 종류에 알레르기 증상을 보이고, 벌에 쏘이는 시점에 어떤 종류의 벌에 쏘였는지 구별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벌독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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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독 알레르기 환자의 절반 정도는 여러 종류의 벌독 검사에서 '동시 양성'(Double positivity)을 보인다. 이는 어떤 항원에 의해 만들어진 항체가 그 항원과 성질이 비슷한 물질에 대해 반응하는 '교차 반응'(Cross-reactivity)일 가능성도 있으므로, 정확한 원인 벌독을 확인해 아나필락시스 쇼크에 대한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이지원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평소 벌 쏘임 위험이 높거나 추석 시즌 벌초나 성묘를 준비하고 있다면, 벌독 알레르기 항원 정밀 검사 등을 통해 사전 진단해 볼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