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대웅제약·종근당, 장기지속형 주사제서 성과

머니투데이 박다영 기자 2022.09.0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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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대웅제약·종근당, 장기지속형 주사제서 성과


제약 업계가 장기 지속형 주사제에 관심을 갖는 모습이다. 장기 지속형 주사제는 인체 내 약효 지속시간을 늘린다는 것이 핵심이다. 환자의 투약 횟수를 줄인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312,500원 ▲2,500 +0.81%)은 월 1회 투여 제형으로 개발중인 단장증후군 치료제 후보물질 '랩스 GLP-2 아날로그'(HM15912)의 글로벌 임상 2상 시험을 진행중이다. 회사는 이달 3일부터 6일까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유럽임상영양대사학회에서 이 임상시험 설계와 관련한 세부 내용을 소개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승인을 받아 처방되는 단장증후군 치료제는 다케다의 '가텍스주'가 있는데 이 약은 하루 1회 환자의 허벅지, 팔, 복부 등에 주사를 투약해야 한다. 한미약품의 HM15912는 하루 1회 투약을 월 1회 투약으로 투약 횟수를 대폭 줄인다.

장기 지속형 주사제는 약효가 유지되는 기간을 늘려 환자의 투약 횟수를 줄인 약물이다. 국내 제약사들 중에서는 한미약품이 장기 지속형 주사제에 대한 관심이 크다. 이 회사는 '랩스커버리'라는 자체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랩스커버리는 바이오의약품의 약효와 투약 주기를 늘리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적은 용량으로도 기존 약물과 비슷한 약효 지속성을 보일 수 있다.



한미약품은 호중구감소증 신약 후보물질 '롤론티스'에도 랩스커버리를 적용해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개발중이다. 롤론티스는 체내 호중구 수치가 줄면서 면역력이 떨어지는 호중구감소증의 치료 또는 예방 용도로 투약하는 약이다. 경쟁 약물인 암젠의 '뉴라스타'는 주 1회 투약해야 하는데 롤론티스는 3주 1회로 투약 주기를 늘렸다. 롤론티스는 오는 9일 이전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 여부가 결정된다.

대웅제약 (112,200원 ▲1,700 +1.54%)도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에 열을 올린다. 이 회사는 펩트론에서 기술도입해 개발한 전립선암 장기지속형 주사제 '루피어데포주'를 발매한 후 연간 2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내고 있다. 최근에는 인벤티지랩·위더스제약과 함께 개발중인 장기지속형 탈모 주사 치료 물질 'IVL3001'의 호주 임상 1상을 완료했다. 탈모 치료제는 매일 일정한 양의 약을 복용해야 하는데, 회사에 따르면 이 물질은 1개월 이상 안정적으로 혈중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종근당 (100,800원 ▲200 +0.20%)도 탈모치료 성분 두타스테리드를 장기주사제 형태로 변형한 개량신약 'CKD-843'을 개발중이다.


기술 확보에 집중하는 회사도 있다. 휴메딕스는 에이치엘비제약과 비만, 지투지바이오와는 알츠하이머, 당뇨, 골관절염을 타겟으로 하는장기 지속형 주사제 공동개발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시장성이 커질 것으로 본다. 선택할 수 있는 치료제가 많아지면 투약 횟수가 적은 치료제에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병원에 방문해 주사를 맞는 횟수를 줄이는 것은 환자의 삶을 바꿀 수 있다"면서 "장기 지속형 치료제에 대한 수요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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