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정부' 리비아, 무장세력 충돌로 최소 23명 사망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22.08.2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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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명 부상…주택과 차량 여러 대 파괴되고 불타
카다피 축출 이후 무장세력 난립, 두 정부로 나뉘어

27일(현지시간)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에서 라이벌 무장세력간 충돌로 최소 23명이 사망하고 140명이 부상을 입었다. 트리폴리의 한 거리에서 한 차량이 파손된 채 불에 탄 모습./AFPBBNews=뉴스127일(현지시간)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에서 라이벌 무장세력간 충돌로 최소 23명이 사망하고 140명이 부상을 입었다. 트리폴리의 한 거리에서 한 차량이 파손된 채 불에 탄 모습./AFPBBNews=뉴스1


북아프리카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라이벌 무장세력 간 충돌로 최소 23명이 숨지고 140명이 다쳤다.

27일(현지시간) 리비아 보건부와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격렬한 총격전이 벌어지면서 여러 차례의 큰 폭발음이 도시 전역을 뒤흔들었다. 소셜미디어에는 주택 수십 채가 파괴되고 차량 여러 대가 부서지거나 불에 타는 모습이 올라왔다. 병원도 6곳이 공격당했다.

유엔이 지원하는 국민통합정부(GNU)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무장정파들이 트리폴리 서쪽 27번 게이트와 남쪽 젭스 게이트에 집결하던 중 한 무장단체가 지나가던 호송차를 향해 무작위 발포를 시작하면서 충돌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혁명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무장세력이 난립해왔다. 2014년 들어 서부 GNU와 동부의 리비아국민군(LNA)으로 나뉘어 혼란이 지속됐다.

2019∼2020년 칼리파 하프타르 LNA 최고사령관이 트리폴리 장악을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2020년 유엔 중재로 휴전이 이뤄졌다.



현재는 서부 정부는 압둘하미드 드베이바 임시 총리가, 동부 정부는 파티 바샤가 전 내무장관이 이끌고 있다.

이번 충돌과 관련해 서부 정부 측은 동부 정부가 협상에서 손을 떼면서 전투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바샤가 정부는 성명을 내고 "협상을 거부한 적이 없으며 서부 정부에 제안한 것들을 드베이바 총리가 거절했다"고 반박했다.


유엔은 지난해 2월 정치대화 포럼에서 드베이바 총리를 리비아 전역을 통치할 임시 수반으로 지명했다. 하지만 같은해 12월 대통령 선거가 투표를 둘러싼 갈등 속에 파행됐다.

올해 2월 동부 의회는 바샤가 전 장관을 새 총리로 지명했으나, 드베이바 총리는 '정당하게 선출된 정부'에만 권력을 넘기겠다고 버티면서 2개의 정부가 대치하고 있다.

이에 바샤가 정부는 지난 5월 통치권을 되찾겠다는 명목으로 트리폴리 진입을 시도했고 이로 인해 무력 충돌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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