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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보니 '시간 순삭'…MZ 마음 뺏은 1분 드라마, 광고였다?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22.08.27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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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은의 '똑소리'] 기업의 브랜디드 콘텐츠, MZ세대 취향 따라 콘텐츠에 브랜드 노출 최대한 삼가
틱톡처럼 1분 내외 콘텐츠도 등장…브랜디드 콘텐츠엔 금기시되던 욕설도 그대로 사용

편집자주 똑똑한 소비자 리포트, '똑소리'는 소비자의 눈과 귀, 입이 되어 유통가 구석구석을 톺아보는 코너입니다. 유통분야의 크고 작은 이야기들을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 재미있게 전달하겠습니다. 똑소리나는 소비생활, 시작해볼까요.
CU의 숏드라마 '편의점 고인물' /사진=BGF리테일CU의 숏드라마 '편의점 고인물' /사진=BGF리테일


보다 보니 '시간 순삭'…MZ 마음 뺏은 1분 드라마, 광고였다?


동영상 콘텐츠에 친숙하고 단순한 구매 활동보다는 재미와 간접 경험을 선호하는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가 새로운 소비 주축으로 떠오르면서 브랜드나 상품 노출을 삼가고, 콘텐츠로 이들을 사로잡으려는 유통업체들의 유튜브 마케팅 전략이 주목을 받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통가는 최근 유튜브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대놓고 기업명이나 판매하는 제품명 등을 유튜브에 대놓고 공개하지 않는다. 주 타깃층인 MZ세대가 대놓고 '광고' 느낌이 나는 유튜브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에 업계는 대신 스토리라인이나 콘텐츠를 강화해 충성 구독자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GS25 유튜브 '이리오너라' 캡처GS25 유튜브 '이리오너라' 캡처
GS리테일은 GS25의 공식 유튜브 채널 '이리오너라'(2리5너라)를 운영하는데 구독자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 채널은 '못배운놈들', '갓생기획', '편의점 미식회', '편의점 알바생 박재범의 하루' 등 주로 예능 콘텐츠를 게시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광고성 유튜브가 아닌 고객들에게 재미를 주는 채널로 기획했다"고 말했다. 즉 고객들은 편의점 유튜브 채널이라는 사실을 잊고 그냥 예능을 소비하는데 그 과정에서 GS25에 대한 친밀도와 인지도가 높아진다.



세븐일레븐의 '세븐스테이지'도 이와 유사하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6월부터 전국 곳곳에 위치한 특색 있는 점포에서 콘서트 '세븐스테이지'를 열고 이를 유튜브를 통해 게시한다. 현재까지 가수 박재정, 이무진, 에일리, 이정, 원슈타인 등이 참여했는데 일부 콘텐츠는 건당 조회 수가 100만회를 넘길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를 통해 세븐일레븐은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는 한편 MZ세대에게 소구되는 가수를 통해 트렌디하다는 이미지도 얻는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보통 편의점은 그냥 주변에 있는 곳을 가지만, 세븐스테이지를 통해 특색 있고 방문해볼만한 점포를 배경으로 함으로써 고객들에게 한번쯤 저 지점을 방문해보고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한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 포항호미곶점 세븐스테이지에서 원슈타인이 대표곡인 '존재만으로'와 '캥거루'를 부르고 있다. 사진=세븐일레븐세븐일레븐 포항호미곶점 세븐스테이지에서 원슈타인이 대표곡인 '존재만으로'와 '캥거루'를 부르고 있다. 사진=세븐일레븐
유통가는 최근에는 좀 더 최신의 트렌드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한다. 최근에는 틱톡 등 짧은 콘텐츠가 인기인 만큼 CU의 유튜브 숏폼 드라마 '편의점 고인물'은 이를 반영했다. '편의점 고인물'의 가장 큰 특징은 드라마임에도 편당 1분이란 매우 짧은 호흡을 가졌다는 것이다. CU는 지금껏 '단짠단짠 요정사', '편의로운 수라간 생활' 등과 같은 웹드라마를 내놨는데 대중적이고 보편화된 포맷이었다. 하지만 CU는 이대로는 트렌드가 매우 빠르게 흘러가는 영상 콘텐츠 분야에서 특별한 차별화를 두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1분 단위의 숏츠(shorts)로 시트콤 콘셉트의 드라마로 기획을 변경했다. 최초 기획이었던 5분 단위 분량의 4부작 로맨스 드라마가 1분 분량의 숏츠 시트콤 드라마 20부작으로 변경된 것이다.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20편의 각기 다른 에피소드의 주제를 선정하고 1분 안에 모든 내용을 담아냈다. CU가 이처럼 새로운 시도를 한 건 MZ세대의 취향 때문이다. 틱톡은 1분 이내의 짧은 영상을 기반으로 단번에 업계에서 영향력을 키웠다. 유튜브는 지난해 틱톡에 사용자 수에서 밀리는 현상을 겪었다. 이에 유튜브는 틱톡처럼 짧은 영상을 올리는 숏츠를 신설하는 등 대응에 열을 올렸다. MZ세대 대다수가 짧은 콘텐츠를 선호하는 만큼 이 같은 시도를 한 것이다.


CU는 MZ세대 공략을 위해 스토리에 담겨있던 욕설(ex. 띠발), 19금 코드 등도 그대로 담았다. 기존엔 기업의 브랜디드 콘텐츠에서 금기시 되었던 것들이다. '편의점 고인물'은 1억1600회 조회수를 넘기는 등 인기 몰이에 성공했다. CU관계자는 "편의점 고인물의 순수 광고 효과를 33억원 이상으로 평가된다"며 "이는 편당 1억7000여만원에 달하는 액수로 평균 영상 조회수 광고비로 환산하면 무려 130배가 넘는 광고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편의점 고인물'을 통해 CU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CU튜브의 구독자 수는 약 6.3만여 명이 늘어 구독자 수 81.6만명을 달성했다. 또 전체 20편의 에피소드 중 4편이 유튜브 공식 인기 급상승 쇼츠에 랭크됐다.

다만 업계는 각 업체들이 유튜브 채널에서 초기 구독자를 모으는 동안에는 브랜드나 상품 노출을 최대한 자제하지만, 구독자가 어느 정도 쌓인 성숙기를 맞이한 뒤엔 브랜드 노출을 차차 늘려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G마켓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인싸오빠'는 초기까지 채널명이나 콘텐츠 어디에서도 G마켓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채널 소개 항목에서만 "이 채널은 '인싸오빠'로 G마켓이 운영합니다"라는 설명을 볼 수 있었다. 당시 인싸오빠는 브랜드를 앞세우기보다 MZ세대를 대상으로 K팝부터 K뷰티, K패션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대리 체험' 할 수 있는 콘셉트로 운영해 거부감을 줄였다. 예컨대 '인싸오빠' 출연진이 제주여행을 가서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며, 카페 맛집 오름 등을 탐방했다. 하지만 구독자 수가 59만명에 이르는 최근에는 G마켓 상품을 출연자들이 사용해보고, 관련 상품링크를 영상 밑에 달아두는 식으로 좀 더 G마켓이 브랜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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