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의 숏드라마 '편의점 고인물' /사진=BGF리테일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통가는 최근 유튜브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대놓고 기업명이나 판매하는 제품명 등을 유튜브에 대놓고 공개하지 않는다. 주 타깃층인 MZ세대가 대놓고 '광고' 느낌이 나는 유튜브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에 업계는 대신 스토리라인이나 콘텐츠를 강화해 충성 구독자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GS25 유튜브 '이리오너라' 캡처
세븐일레븐의 '세븐스테이지'도 이와 유사하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6월부터 전국 곳곳에 위치한 특색 있는 점포에서 콘서트 '세븐스테이지'를 열고 이를 유튜브를 통해 게시한다. 현재까지 가수 박재정, 이무진, 에일리, 이정, 원슈타인 등이 참여했는데 일부 콘텐츠는 건당 조회 수가 100만회를 넘길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를 통해 세븐일레븐은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는 한편 MZ세대에게 소구되는 가수를 통해 트렌디하다는 이미지도 얻는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보통 편의점은 그냥 주변에 있는 곳을 가지만, 세븐스테이지를 통해 특색 있고 방문해볼만한 점포를 배경으로 함으로써 고객들에게 한번쯤 저 지점을 방문해보고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한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 포항호미곶점 세븐스테이지에서 원슈타인이 대표곡인 '존재만으로'와 '캥거루'를 부르고 있다. 사진=세븐일레븐
CU는 MZ세대 공략을 위해 스토리에 담겨있던 욕설(ex. 띠발), 19금 코드 등도 그대로 담았다. 기존엔 기업의 브랜디드 콘텐츠에서 금기시 되었던 것들이다. '편의점 고인물'은 1억1600회 조회수를 넘기는 등 인기 몰이에 성공했다. CU관계자는 "편의점 고인물의 순수 광고 효과를 33억원 이상으로 평가된다"며 "이는 편당 1억7000여만원에 달하는 액수로 평균 영상 조회수 광고비로 환산하면 무려 130배가 넘는 광고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편의점 고인물'을 통해 CU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CU튜브의 구독자 수는 약 6.3만여 명이 늘어 구독자 수 81.6만명을 달성했다. 또 전체 20편의 에피소드 중 4편이 유튜브 공식 인기 급상승 쇼츠에 랭크됐다.
다만 업계는 각 업체들이 유튜브 채널에서 초기 구독자를 모으는 동안에는 브랜드나 상품 노출을 최대한 자제하지만, 구독자가 어느 정도 쌓인 성숙기를 맞이한 뒤엔 브랜드 노출을 차차 늘려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G마켓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인싸오빠'는 초기까지 채널명이나 콘텐츠 어디에서도 G마켓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채널 소개 항목에서만 "이 채널은 '인싸오빠'로 G마켓이 운영합니다"라는 설명을 볼 수 있었다. 당시 인싸오빠는 브랜드를 앞세우기보다 MZ세대를 대상으로 K팝부터 K뷰티, K패션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대리 체험' 할 수 있는 콘셉트로 운영해 거부감을 줄였다. 예컨대 '인싸오빠' 출연진이 제주여행을 가서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며, 카페 맛집 오름 등을 탐방했다. 하지만 구독자 수가 59만명에 이르는 최근에는 G마켓 상품을 출연자들이 사용해보고, 관련 상품링크를 영상 밑에 달아두는 식으로 좀 더 G마켓이 브랜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