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식량과학원 작물육종과 하수경 농업연구사가 지난 1일 연구실에서 분질미 내병성 강화를 위한 유용유전자 PCR검사를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정혁수
윤석열정부의 농식품분야 핵심 국정과제중 하나는 '식량주권 강화'다. 정부는 그동안 매년 20만톤을 웃도는 쌀 과잉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쌀가공산업 지원방안을 마련해 왔다. 이에 힘입어 국내 쌀가공산업 규모는10년새 4조1000억원(2010년)에서 7조3000억원(2020년)으로 확대됐지만, 쌀 가공적합성 한계와 비싼 가공비용 등의 문제로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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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식량과학원 작물육종과 하수경 농업연구사가 지난 1일 분질미 품종을 이용한 다양한 쌀가공식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혁수
하 연구사는 "쌀을 빵이나 떡의 원료로 쓰려면 먼저 가루로 만들어야 하는 데, 물성(物性)이 단단한 맵쌀은 물에 불린 후 빻는 '습식제분'을 이용할 수 밖에 없어 가루생산 비용이 밀보다 2배 이상 높았다"며 "이 떄문에 산업현장에서는 상품 개발에 필요한 쌀가루를 보다 편하고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는 건식제분 전용 벼 품종 개발을 원하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국립식량과학원이 개발한 분질미 품종은 국내 모든 형태의 제분기로 현미 및 백미 즉석 제분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밀가루 생산설비를 그대로 사용해도 쌀가루 생산이 가능하다. 또 건식제분만으로 손상전분 함량이 낮은 고운 쌀가루를 생산할 수 있어 건조·살균·오폐수 정화 등 습식제분의 고비용 요인을 모두 극복해 냈다. 특히 분질미 품종은 병에 강하고 생육기간이 짧아 다른 작물과 돌려짓기도 가능하다.
국립식량과학원 작물육종과 하수경 농업연구사가 지난 1일 전북 전주 식량원내 분질미 재배 포장에서 벼의 생육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정혁수
농식품부·농촌진흥청은 이같은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2027년까지 분질미 재배면적을 4만2000ha로 확대, 수입 밀가루 대체를 위한 분질미 생산을 20만톤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또 '바로미2' 등과 같이 생산성과 재배 안정성이 향상된 분질미 품종을 개발해 떡·빵·과자 제조에 활용함으로써 쌀가루 소비를 한층 더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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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은 이를 위해 올해 100ha의 생산단지를 선정하고 현장 기술지원단을 꾸려 원료곡과 다음 연도에 종자가 안정적으로 생산될 수 있도록 기술지원을 본격화 한다. 이와 함께 분질미 보급면적 확대를 위해 '바로미2호' 기본식물 종자의 확대 생산에 힘쓰기로 했다. 아울러 수량 및 재배 안정성 개선을 위한 육묘와 표준재배법, 밀과 '바로미2' 이모작 재배에 적합한 이어짓기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윤종철 국립식량과학원장은 "매년 수입하는 밀이 200만톤이 넘고, 동시에 남아도는 쌀은 해마다 30만톤 가까이 된다"며 "쌀 가공산업 활성화를 통해 국산 쌀의 수입 밀 대체(전체 10%)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고품질 분질미 품종개발에 매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