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 3사의 2분기 영업손실은 총 6204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모두 적자를 냈다.
조선 3사 모두 후판 가격 상승에 따른 충당금 반영을 가장 중요한 적자 원인으로 지목했다. 후판은 선박 건조 비용의 약 20%를 차지하는 자재다.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각각 1336억원, 3500억원, 1800억원을 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공사손실충당금으로 반영했다.
조선 3사는 307억6000만 달러의 수주 실적을 올려 연간 합산 수주 목표(351억4000만달러)의 87.5%를 달성했다. 한국조선해양은 177억7000만달러를 수주해 올해 목표치(174억4000만달러)를 7개월 만에 넘었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은 목표액 88억달러의 71.6%에 달하는 63억달러, 대우조선은 목표액 89억달러의 74.9%에 이르는 66억7000만달러를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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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같은 수주가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2년 정도 걸린다는 것이다. 조선사는 설계, 건조, 인도 등의 과정에서 건조 진행률에 따라 건조 대금을 나눠 받는다. 실적 반영은 최종 인도 후에 계산된다. 올 하반기부턴 2020년 하반기 수주물량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는 셈이다.
조선업계는 2020년까지만 해도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며 저가 수주 경쟁을 펼쳤다. 후판 등 자재 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저가에 수주한 선박을 만들다 보니 지난해부터 대규모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발주량이 많아지며 수주 랠리가 이어졌지만 그로부터 2년 뒤인 내년 상반기는 돼야 실적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선용 후판 가격 상승을 이끌었던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면서 하반기 후판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업계에선 한국조선해양을 제외하곤 올 하반기 흑자 전환을 기대하긴 힘들다고 보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6~7월에 걸친 하청노조의 파업으로 8165억원에 달하는 매출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으로 인한 선박 건조 지연 여파가 하반기에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당초 지난해까지만 해도 올해 하반기 흑자 전환을 예상했지만 후판 가격 상승과 러시아 제재 등으로 상황이 악화됐다"며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 따라 충당금이 환입될 수도 있지만 흑자 전환을 기대하긴 이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