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보는 미래가 같다' 방한하는 빌 게이츠, 최태원 만나나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2.08.1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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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최태원 SK 회장, 빌 게이츠 빌 앤 멀린다 게이츠 공동 이사장/사진=머니투데이DB, 뉴스1(왼쪽부터) 최태원 SK 회장, 빌 게이츠 빌 앤 멀린다 게이츠 공동 이사장/사진=머니투데이DB, 뉴스1


빌 게이츠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 공동 이사장이자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방한 기간 중 만날 국내 재계 인사에 관심이 쏠린다. 게이츠 이사장이 특히 관심을 두고 있는 바이오, 기후대응 및 에너지 전환에 전력 투구중인 SK 측과의 회동 가능성이 제기된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15~17일 사흘간 방한하는 게이츠 이사장은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 국내 정치권 관계자 뿐 아니라 주요 기업인과의 회동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이츠 이사장의 방한기간 중 만남이 유력시되는 재계 인사 중 한 명으로 최태원 SK 그룹 회장이 거론된다. 최 회장의 영문 이름은 '토니(Tony)'다.

한 기업 관계자는 "최근 잇따라 한국을 방문한 미국 정치권 고위급 인사들도 한국의 대표 기업들을 둘러보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는데 미국 대표급 기업인으로 꼽히는 게이츠 이사장의 방한시 한국 기업인과의 만남은 더욱 자연스러워 보인다"라며 "게이츠 이사장의 최근 관심사들을 살펴보면 SK 그룹의 사업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많아 SK 측과의 접촉도 예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게이츠 이사장과 최 회장의 공통 관심사 중 하나는 기후문제다. 최 회장은 지난해 연말 방미기간 중 SK가 2030년 기준 전세계 탄소감축 목표량(210억톤)의 1%에 해당하는 2억톤 탄소 감축에 기여하는 등 기후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처하겠다고 선언했었다. 아울러 대미 투자금액의 절반 가량을 전기차 배터리, 수소, 에너지 솔루션 등 친환경 분야에 집중한다고도 약속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지난해 2월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이라는 저서를 내고 2050년까지 매년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510억톤을 제로로 만들어 탄소중립을 달성하지 못하면 코로나19보다 더 큰 피해를 마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2015년 '브레이크스루 에너지(Breakthrough Energy)'라는 이름의 투자회사를 설립해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 그린수소 생산, 에너지 저장 등 다양한 친환경 기술에 투자해오고 있다.


아울러 게이츠 이사장은 "원전이 아니고는 가까운 미래에 저렴한 비용으로 전력망을 탄소화할 방법이 없다"는 지론을 가진 것으로 유명한데 2008년 소형모듈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SMR) 관련 기업 '테라파워'를 설립하기도 했다.

SK(주)와 SK이노베이션은 올해 5월 테라파워와 포괄적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게이츠 이사장과의 '탄소중립'을 향한 파트너십은 강화됐다. 향후 SK는 테라파워의 차세대 SMR 기술 및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역량과 SK의 사업 영역을 연계해 다양한 협력 기회를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SK와 게이츠 이사장이 연을 맺은 것은 이에 훨씬 앞선다. 바이오 분야에서다.

지난 2014년 SK케미칼은 국제백신연구소(IVI)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장티푸스 백신 임상 연구를 위해 빌 앤 멀린다 게이츠재단에서 490만달러의 자금을 지원받았었다. SK케미칼에서 백신사업부가 분할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출범한 후, 2020년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360만달러의 연구개발비를 지원했다. 이는 코로나19 백신 공정 개발 및 비임상 시험 수행에 쓰였다.

게이츠 이사장은 16일 국회를 찾아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국제 공조의 중요성에 대해 연설할 만큼 백신개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대주주는 SK케미칼(1분기말 기준 68.3%)이며 SK케미칼의 대주주는 SK디스커버리(34.8%)다. 또 SK디스커버리의 대주주는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부회장(40.2%)이다. 이번 게이츠 이사장의 방한시 SK바이오사이언스 방문설 및 최 부회장이 맞이할 것이란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최 부회장과 최 회장은 사촌지간이다. 최 회장 역시 SK그룹의 성장동력으로 바이오를 포함, 배터리, 반도체 등을 내세울 만큼 바이오 분야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한편 최 회장과 게이츠 이사장간 회동이 예정됐는지를 묻는 질문에 SK 관계자는 "아직까지 만남 계획이 잡혔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며 이날 기준 회동의 가능성을 낮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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