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가상자산 거래소에서 1260억 빼내간 해킹범, 알고보니 북한소행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2.08.1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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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북한이 일본의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한 곳에서 탈취한 가상자산 규모만 9700만달러(약 1264억원)에 달하고 이 중 상당 부분이 가상자산 자금세탁업체를 거친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11일 뉴스1과 미국의소리(VOA) 등에 따르면 따르면 다국적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Elliptic)은 지난 10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크로스체인 브릿지 업체 '렌 브릿지'(Ren Bridge)를 통해 가상자산을 자금세탁한 정황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렌 브릿지'는 가상자산 사이의 거래와 자산 이동을 돕는 크로스체인 브릿지 업체로 불린다. 크로스체인 브릿지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각기 다른 가상자산 사이의 거래와 자산 이동, 교환을 쉽게 하고 가상자산 사이의 확장성을 높이기 위해 고안된 곳이라고 미국의소리는 설명했다.

엘립틱은 크로스체인 거래를 분석한 결과 2020년부터 랜섬웨어와 가상자산 해킹 등 다양한 사이버범죄 활동으로 얻어진 금액 중 최소 5억4000만달러(약 7039억원)어치가 '렌 브릿지'를 통해 자금세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5억4000만달러에는 지난해 8월 일본의 가상자산 거래소 '리퀴드'에서 북한이 탈취한 3380만달러(약 441억원)이 포함됐다는 게 엘립틱의 판단이다. '리퀴드'에서 탈취당한 가상자산 중 9700만달러(약 1264억원)가 북한과 연계된 공격으로 추정됐다.

엘립틱은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분산형 크로스 체인 브릿지 업체들이 암호화폐 블록체인 간 가치 이전을 위한 교환 과정에서 규제를 받지 않아 자금 세탁과 추적 회피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했다.

또 "블록체인 간 범죄 수익금 이동, 즉 '체인 호핑'은 과거부터 추적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활용돼 왔고 대개 익명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자산을 교환해 왔다"며 "현재 이러한 거래소는 대부분 관할 국가들에 의해 엄격하게 규제되고 있지만 크로스체인 브릿지 업체들은 이같은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범죄수익 자금세탁에 핵심 촉진자로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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