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더 멀어지게한 中 무력시위…"오히려 차이잉원 인기 급증"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2022.08.08 17:04
글자크기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이후 대만에 대해 중국이 군사적 위협을 강화하자 대만 내 반중 여론이 힘을 받으면서 대만 정치 지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타이베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3일(현지시간)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외국인에 주는 최고 등급 훈장인 특종대수경운 훈장을 받고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타이베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3일(현지시간)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외국인에 주는 최고 등급 훈장인 특종대수경운 훈장을 받고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 힘을 실어주고 중국이 전례없는 무력 시위가 계속되자 반중 성향 민진당 정치 기반이 강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 도발이 국내 보수정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소재가 되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대만 싱크탱크 대만국제전략연구협회 왕쿵이 회장은 "펠로시 하원의장 방문은 대만인 대다수로부터 환영받았다"며 "이를 반대한 건 소수 친중 단체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펠로시 행보와 베이징의 격렬한 대응이 대만에 대한 국제 사회 관심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고 지적했다. 왕 회장은 "그 덕분에 차이잉원 총통과 민진당 인기가 높아졌다"며 "앞으로 선거, 특히 2024년 총통 선거에서 민진당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단체 아시아태평양 엘리트 교류협회 아서 왕진성 사무총장은 "이번 사건은 1995~1996년 대만해협 위기와 유사점이 있다"며 "대중은 베이징에 맞서는 사람들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1995~1996년 대만해협 위기는 리덩후이 당시 대만 총통이 미국을 방문하자 인민해방군이 대만해협에 포사격을 가한 사건을 말한다. 인민해방군의 무력 시위는 리 총통을 돕는 결과를 낳아 다음 해 선거에서 압도적 표 차이로 승리했다.

왕 사무총장은 "친중 성향의 국민당은 베이징이 아닌 미국에 더 우호적으로 변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당이 지난 몇 년간 친중 색채가 많이 퇴색됐다고 분석했다. 국민당 소속 커원제 타이페이 시장만 해도 중국과 대만 독립 세력 모두에 적대적이지 않다는 입장을 유지하려 했지만 지지율을 이어가려면 입장을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년 전인 2020년 1월 차이 총통은 압도적인 득표율(57.1%)로 재선에 성공했는데, 당시에도 앞선 해 홍콩 민주화 시위 격화 이후 대만에 반중 정서가 강해진 흐름의 영향을 받았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