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1일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택시승강장에서 시민들이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조치로 승객 수요는 급증했지만, 택시 '공급'이 부족해 출근길부터 심야시간까지 택시를 잡지 못해 발만 동동거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뉴스1
콜밴 "택시 배송 허용하려면 우리도 승객 운송 허용해달라"7일 업계에 따르면 '택시를 이용한 소형화물 운송 플랫폼 서비스'를 준비하던 '딜리버리T'는 지난 6월 규제 샌드박스 최종 심의에서 부결 판정을 받았다. 2019년 4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규제 샌드박스 접수를 한 지 약 2년만이다. 2년여 동안 3차례 최종 심의에 올랐지만 결국 용달협회, 퀵서비스협회 등 기존 물류업계의 반대로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하지 못했다. 딜리버리T는 실증사업조차 해보지 못하고 사업을 접게 됐다.
남승미 딜리버리T 대표는 "지난해 국토부와 용달협회, 딜리버리T 3자 협의를 통해 조건부 수용까지 끌어냈는데 돌연 용달협회가 의견 검토 과정에 오류가 있었다며 기존 조건부 수용 의견을 번복했다"며 "지난 4년간 사업을 어떻게든 끌어왔지만, (규제 샌드박스마저) 부결을 받은 상태에서는 사업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상태"라고 토로했다.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국내에서도 2019년에서 2021년 추가 수입을 노리고 딜리버리T에 지원한 택시 기사는 2700여 명에 달한다. 국민대학교 브레인앤리서치가 2019년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택시기사의 78%는 손님의 급한 요청으로 차키나 지갑 등 물건을 배달해 준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런 경험을 기반으로 딜리버리T가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하면 곧바로 소화물 운송을 시작하려 한 것이다. 남 대표는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면 공차로 배회하는 택시가 많았는데, 이 시간대에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방안이 나와 택시 업계에서 매우 반가워했다"며 아쉬워했다.
택시 배송 규제는 제2의 타다 사태…또 신사업 죽였다
/사진=딜리버리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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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철 명지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코로나를 겪으면서 택배나 배달 등으로 법인택시 기사들이 이탈해 운전자가 계속 줄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택시 수입은 평균적으로 약 200만원을 좀 넘는 상황인데, 물류나 배달로 넘어간 기사들은 월 300만원 이상은 벌어야 택시로 돌아갈 것 같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현실의 규제 및 정부지원, 기존 업계의 반발과 스타트업의 신선한 아이템 간의 괴리가 너무 크다"며 "시행해보고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하거나 중지하는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이 수년째 논의되고 있는데 아직 바뀐 것이 없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