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3일(현지시간) 중국의 격렬한 반발 속 방문한 대만의 타이베이 의회에 도착해 취재진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AFPBBNews=뉴스1
4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어우장안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펠로시 의장이 대에 도착한 지난 2일 밤 중국과 러시아 등지의 인터넷프로토콜(IP)을 통한 과도한 접속 시도가 있었고, 이에 따라 외교부 홈페이지가 일시적으로 마비되는 현상이 있었다"고 밝혔다.
외교부 이외 대만 총통부 홈페이지도 펠로시 의장의 대만 도착 불과 몇 시간 전 디도스(DDoS) 공격으로 약 20분간 접속이 제한됐었다. 대만 TVBS 소속 팅팅루 기자는 지난 2일 트위터에 "현지시간으로 오후 5시 15분경 총통실이 대회 디도스 공격을 받았다"며 "이번 공격 트래픽은 정상 대비 200배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펠로시 의장은 2일 말레이시아 쿠알아룸푸르에서 이륙한 지 7시간 만이 지난 2일 오후 10시 43분(현지시간)경 대만에 도착했다.
4일(현지시간) 중국군이 발사한 발사체에서 나온 연기가 푸젠성의 핑탄섬에서 보인다. 중국군은 이날 낮, 낸시 펠로시 미국 국회의장의 대만 방문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사실상 대만을 포위하는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AFPBBNews=뉴스1
다만 보복의 초점은 미국이 아닌 대만에 집중됐다. 부담스러운 미국과의 정면충돌은 피하고 일단 대만을 주요 보복 대상으로 삼아 미국을 우회적으로 압박하겠다는 전략을 선택한 셈이다.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는 지난 1일 대만산 차, 과자 등 100여 개 브랜드 제품의 수입을 일시 중단한 데 이어 3일에는 대만산 감귤류, 냉동 전갱이, 냉장 갈치 등의 수입도 막았다. 상무부는 3일부터 대만에 대한 천연 모래 수출을 중단했다. 국무원 대만판공실은 대만 독립과 관련된 단체의 중국 내 활동과 관계자의 중국 입국을 막았다. 또 관련 단체에 기부한 대만 기업 4곳과 중국 조직·기업 간의 협력에도 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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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국군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떠난 직후인 이날부터 대만을 향한 군사적 위협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4일 12시(현지시간)부터 7일 12시까지 대만 북부와 동북, 북서, 동부, 남서, 동남 등 6개 해역과 영공에서 실탄사격을 전제로 한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훈련에는 중국판 스텔스기 젠-2와 훙-6K 폭격기, 052D형 구축함 등 주력 무기들이 총동원됐다.
인민해방군 동부전구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대만해협 동부의 특정 지대에 대한 정밀 타격을 실시했고 기대했던 성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AFP통신은 대만해협 인근 군사시설에서 여러 개의 작은 발사체가 연기과 굉음과 함께 하늘로 발사되는 것을 포착했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