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녹십자, FDA와 손잡고 초희귀질환 신약 개발…'K-제약 최초'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2.08.0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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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녹십자, FDA와 손잡고 초희귀질환 신약 개발…'K-제약 최초'


GC녹십자 (111,400원 ▲300 +0.27%)가 미국 FDA(식품의약국)과 손잡고 초희귀질환 신약 개발에 나선다. 전임상 단계부터 FDA와 함께 환자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최적의 개발 전략을 도출하며 세상에 없던 초희귀질환 신약에 도전한다.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시장 미국의 허가당국과 개발을 추진하는 만큼 개발 성공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미국 스페라젠과 공동 개발중인 숙신알데히드 탈수소효소 결핍증(Succinic semialdehyde dehydrogenase deficiency; 이하 SSADHD) 치료제 관련, FDA와도 이를 함께 개발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GC녹십자, 스페라젠, FDA의 3각 개발체계가 확정된 셈이다. GC녹십자는 효소 치료제 기술력을 기반으로 제제 개발부터 임상·바이오마커(Biomarker) 연구 등을 맡게 되며 스페라젠은 미국 현지에서 신규 환자 확보를 담당한다. FDA는 GC녹십자와 스페라젠과 함께 환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최적의 임상 전략을 마련한다.

이와 관련, GC녹십자와 스페라젠은 FDA와의 사전 논의를 거쳐 SSADHD 치료제 개발을 위한 세부안을 조만간 도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내 전임상에 착수해 내년 하반기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진입이 목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가 FDA와의 공조로 신약 개발에 나선 것은 처음"이라며 "글로벌 제약업계에서도 이 같은 사례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FDA가 이처럼 전례를 찾기 힘든 개발 공조를 결정한 것은 그만큼 SSADHD라는 질환이 매우 드물게 발생하면서도 치명적이어서 치료제 확보가 절실해서다. SSADHD는 유전자 결함에 따른 효소 부족으로 인해 열성 유전되는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평균적으로 100만명 중 한 명 꼴로 만 1세 전후에 발병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규정한 희귀질환의 발병 기준이 1000명당 1명 이하라는 점을 감안하면 SSADHD는 희귀질환 중에서도 매우 발병이 드문 '초희귀질환'인 셈이다.

만 1세 전후로 이 병에 걸리면 뇌전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운동 능력과 지적 발달이 지연된다. 현재 의료현장에서는 치료제가 없어 발작 증상 완화를 위한 항경련제 처방 등만 이뤄지고 있다. 치료제 확보 필요성이 매우 높은 셈으로 이 때문에 FDA가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SSADHD 치료제 개발은 GC녹십자의 전반적 신약 개발 전략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미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유전자재조합제제 혈우병 A형 치료제 '그린진에프' 등 글로벌 희귀의약품 개발에 성공한 경험이 있는 GC녹십자는 희귀질환 신약 개발을 위해 총 13개의 연구개발(R&D) 과제를 추진 중이다.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 이벨류에이트 파마에 따르면 희귀질환 치료제는 개발 착수부터 임상 2상까지 걸리는 기간이 평균 3.9년으로 일반 치료제에 비해 1.5년 짧다. 또 희귀질환 치료제의 시장 성장률은 11.3%로 일반치료제의 성장률(5.3%)보다도 월등히 높다. GC녹십자가 SSADHD 치료제 개발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SSADHD 치료제는 허가당국인 FDA가 개발에 관여하는 만큼 개발 성공 확률도 그만큼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 환자 분석을 통해 초기 개발 안착을 위한 데이터가 충분히 확보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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