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포함 1000억달러 투자한다잖아"…바이든, 경기침체 우려 선긋기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2022.07.29 11:40
글자크기

1분기 이어 2분기도 마이너스…기술적 경기침체 돌입
바이든·옐런·파월, 경기침체 우려 진화 총력

미국 경제가 두 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는 강력한 노동시장 등을 근거로 현 상황을 경기침체로 볼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미국 텍사스주의 한 식료품점/AFPBBNews=뉴스1미국 텍사스주의 한 식료품점/AFPBBNews=뉴스1


2분기 성장률 -0.9%…'기술적' 경기침체 진입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은 28일(현지시간)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기 대비 연율 기준)이 0.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미국 성장률은 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로 세 차례 나눠 발표되는데 이날 공개된 수치는 속보치다.



이로써 미국 경제는 지난 1분기(-1.6%)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통상 GDP가 두 개 분기 연속해서 감소하면 기술적 경기침체로 평가된다. 이 기준으로 봤을 때 미국 경제의 경기침체는 코로나19 대유행이 본격화한 2020년 1~2분기 이후 2년 만이다.

기술적 경기침체 상태에 진입했지만, 미국 경제가 아직 '공식적인' 침체에 빠진 것은 아니다. 미국의 경우 공식적인 경기침체 여부는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판단한다. 8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NBER는 생산, 소득, 제조업 활동, 기업 매출, 고용 상황 등을 모두 종합해 경기 침체 여부를 판단한다.



백악관은 최근 홈페이지에 게재한 '경제학자들은 경기침체를 어떻게 판단하는가'라는 글에서 "일부는 두 개 분기 연속 역성장이 경기침체 요건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공식적인 정의나 평가 방식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대통령 이어 관료들까지 "경기침체 아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만큼 경기침체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경제는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며 "우리는 더 강력하고 안전하게 이 위기를 헤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행보를 둔화의 요인으로 꼽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역사적 수준의 경제 성장에서 벗어나고 코로나19 위기 때 잃은 민간 일자리를 모두 회복했다"며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행동함에 따라 경제가 둔화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대통령으로 취임한 뒤 9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기업들은 기록적인 비율로 미국에 투자하고 있다. 인텔과 삼성 등은 이미 100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투자를 발표했다"며 "나는 이런 상황을 경기침체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의 두 경제 수장 역시 경기침체 우려에 선을 긋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경기침체는 경제가 광범위하게 약화하는 것인데, 이는 현재 일어나고 있지 않다"며 "미국은 노동시장이 강하다. 가계 재정 호조, 소비지출 증가, 기업 성장세도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상반기 270만명 신규 고용 등을 근거로 "노동시장이 매우 강한 상태로, 경기침체에 빠진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다수의 전문가들도 미국이 아직 경기침체 상태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제프리스의 수석금융이코노미스트인 아네타 마르코프스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우리는 심리적 침체기에 있지만 실제 경기침체에 진입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인플레이션 충격으로 초래된 성장 둔화가 약해지면 성장은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NBC는 "경제학자들은 연속 역성장에도 불구하고 NBER이 공식적인 경기침체를 선언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월가는 올해 말이나 2023년에 경기침체를 겪을 순 있어도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본다"고 전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