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원자재 수급 불안정…기업R&D도 타격 입혔다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2022.07.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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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기협 '2022년 상반기 기업 R&D 동향 조사'
기업들 ESG 경영, 디지털 전환 등에 R&D 투자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산기협)가 진행한 '2022년 상반기 기업 R&D 동향조사 결과'. / 사진=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산기협)가 진행한 '2022년 상반기 기업 R&D 동향조사 결과'. / 사진=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고물가·저성장 여파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원자재 수급 불안정 요소 등이 기업 연구개발(R&D)에 예상보다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산기협)는 27일 '2022년 상반기 기업 R&D 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월부터 한 달간 기업부설연구소 보유 제조기업 476개사를 대상으로 대면조사 방법으로 진행됐다. 기업의 R&D 활동 현황을 파악하고 맞춤형 정책을 설계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 42.2%는 신규 R&D를 진행했지만, 23.9%는 중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R&D를 중도 포기했다고 응답한 기업의 78.8%가 코로나19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원자재 수급 불안정과 세계 경제의 고물가·저성장·금리인상 등 시장 불안 요소도 R&D 투자를 위축시켰다.

신규 R&D를 진행한 기업들의 주요 연구 목적으로는 코로나19 대응(32.3%),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31.9%), 디지털 전환(28.1%)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위기 극복을 위해 R&D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산기협)가 진행한 '2022년 상반기 기업 R&D 동향조사 결과'. / 사진=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산기협)가 진행한 '2022년 상반기 기업 R&D 동향조사 결과'. / 사진=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특히 기업들은 ESG 경영과 디지털 전환 등에 R&D 투자를 늘렸다. 이는 제조업의 서비스화를 통해 사업영역을 확장하거나 디지털 기술과의 접목으로 새로운 제품·서비스를 개발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 제조업 특성상 탄소 배출량이 많고, 탄소중립 실현 과정에서 기술 혁신이 핵심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기술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정책도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지원 정책의 활용도에선 R&D 세액감면 73.8%, 정부 R&D 과제 51.7%, 인력 지원 35.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공공혁신조달의 활용도(9.1%)는 아주 낮게 나타났으나 선호도(81.9점)는 높았다. 이는 초기 판로를 확보하기 어려운 여건에서 신기술인증과 신제품인증 등을 지원하는 제도가 기업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응답 기업의 96.4%가 코로나19로 보편화되고 있는 재택근무 등 비대면 근무 형태를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비대면 근무를 시행하고 있는 기업 10개사 중 8개사는 전체 연구원의 20% 이하 수준에서 활용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70.8%가 비효율적이라고 답변했다. 그럼에도 10개사 중 7개사는 비대면 근무 형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해법을 찾겠다고 응답했다.


마창환 산기협 상임부회장은 "기업들이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기술혁신 활동을 추구하고 있는 만큼 정부도 제도적으로 적극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며 "효율적 연구 수행을 위해 필요하다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연구소 외 근무를 허용하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의 '기업연구소 인정제도'는 1981년 10월 민간 R&D를 촉진하기 위해 시작됐다. 일정 연구 요건을 갖춘 기업이 부설 연구소를 설립하면, 정부는 병역특례와 세제 등 혜택을 부여했다. 현재 기업연구소는 4만5000개에 육박한다. 민간 R&D 예산은 1652억원에서 올해 71조5067억원으로 불었다. 민간 R&D 인력도 초기 2000여 명에서 현재 38만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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