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뗀 ㈜한화 달라진다…조직 슬림화·ESG 지표 개선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최민경 기자 2022.07.2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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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뗀 ㈜한화 달라진다…조직 슬림화·ESG 지표 개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중심의 방위사업 통합으로 한화그룹 지배구조도 변화하게 된다. ㈜한화 내부 변화도 예상된다. 방산부문을 떼면서 현재 5개 사업부문 체제가 4개로 슬림화되고, ESG 경영 지표도 개선될 전망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 방산부문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흡수된다.(본지 '[단독]한화그룹, 방산 계열 통합…한국판 록히드마틴 꿈꾼다' 참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자회사 한화디펜스, ㈜한화 방산부문을 합병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내달 이사회를 통해 최종 확정되면 한화그룹의 방산 부문 지배구조는 '㈜한화→합병 방산 회사'로 단순화된다.



㈜한화도 변화를 맞게 된다. 가장 큰 변화는 대표이사진의 구성이다. 현재 ㈜한화 대표진은 금춘수 부회장(자원부문), 옥경석 사장(모멘텀·구 기계부문), 김승모 부사장(방산부문) 등이다. 지난달까지 김맹윤 전 부사장(글로벌부문)까지 4인 체제였으나 김 부사장 사임으로 현재는 3인 체제다. 김맹윤 전 부사장 후임으로는 양기원 전무가 후임으로 내정된 상태다.

방산부문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흡수되면 김승모 부사장도 ㈜한화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적을 옮길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기존의 금 부회장, 옥 사장, 양 전무 등으로 이뤄진 3인 대표 체제로 개편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한화 사업부문장 가운데 유일하게 대표직을 맡지 않아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의 대표진 합류 가능성도 점치는 분위기다.



김 사장은 ㈜한화 전략부문장과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장을 겸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에서는 대표직을 맡았지만 ㈜한화에서는 대표직을 맡지 않아 왔다. 5개 사업부문 4개 대표이사 체제의 ㈜한화가 방산을 떼면서 4개 사업부문 3인 대표체제로 개편될지, 4개 사업부문 4인 대표체제로 변화할지의 기로에 김 사장의 거취가 놓인 셈이다.

그룹 안팎에서는 이번 개편에 앞서 최근 한화솔루션 인사들이 ㈜한화로 속속 자리를 옮기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김 사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최근 1~2년 새 대거 ㈜한화로 옮겼다는 것이다. ㈜한화 대표로 내정된 양 전무가 대표적이다. 양 전무는 김 사장이 이끄는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전략기획실 실장 출신이다. 지난 4월 ㈜한화 글로벌부문 사업총괄로 자리를 옮겼다.

양 전무는 김 사장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던 2019년 임원인사와 김 사장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던 2020년 임원인사에서 상무·전무로 직함을 바꿔 달았다. 한화그룹의 경우 임원인사를 통해 소속·직책 등이 확정돼왔다. 양 전무의 보직변경과 대표이사 선임 등은 그간 한화그룹이 보여온 인사시스템과 거리가 있다는 게 회사 내부의 평가다.


㈜한화 한 인사는 "방산부문 개편을 계기로 한화그룹 지배구조 개편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김 사장의 역할이 확대되고 요직에 김 사장 측근들이 대거 기용되면서 세대교체가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양 전무 외에도 이정길 전무, 조병남 전무, 손명수 상무, 조재억 상무, 문성현 상무 등이 최근 1~2년 새 한화솔루션에서 ㈜한화로 소속을 옮긴 이들"이라면서 "이들 대다수는 한화솔루션에서 재직하며 김 사장이 주도한 태양광·수소 등 친환경 사업 영역에서 큰 역할을 해온 분들"이라고 덧붙였다.

㈜한화가 방산부문을 떼게되면서 ESG 경영지표도 제고될 것이란 평가도 있다. 방산부문은 ESG 경영실천의 마이너스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2020년 ㈜한화는 분산탄 사업을 매각한 바 있다. (본지 '[단독]한화 천무 분산탄, 직원들이 인수한다…사주조합에 매각' 참고) 분산탄은 폭발하면서 파편 또는 자탄을 흩뿌리는 무기다. 밀집된 적을 손쉽게 무력화시키는 데 효과적이지만 비인도적 무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한화가 비인도적 무기인 분산탄 사업을 매각한 데 이어 방산부문을 별도 계열사로 분리시키면, 외부 전문 평가기관의 ESG 평가지표 또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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