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중소기업 스마트 제조혁신의 출발은 데이터이다!

머니투데이 김문겸 숭실대학교 명예교수, 전 중소기업 옴부즈만 2022.07.22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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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겸(숭실대학교 명예교수)1김문겸(숭실대학교 명예교수)1


2018년 12월 문재인정부는 중소기업 제조강국을 실현하기 위한 국정과제로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3만개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결과 2021년까지 2만5000여개 스마트공장이 구축됐고 올해 중 3만개를 달성하기에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올해는 그동안 구축된 스마트공장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스마트공장 고도화 사업에 집중한다고 한다. 고도화 사업은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디지털트윈이 적용되는 스마트공장 사업의 완결판이다.

스마트화의 개념을 살펴보자. 스마트화는 AI, IoT(사물인터넷) 등의 디지털기술을 사용해 장비와 공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경영자와 작업자가 공유할 뿐만 아니라 설비와 부품까지도 네트워킹돼 서로 디지털화한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보다 나은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스마트화를 디지털화(digitalization)라고도 한다. 디지털화의 핵심은 데이터(data)다. 디지털을 다루는 분야에서 GIGO(Garbage In, Garbage Out)라는 말이 있다. 문자대로 해석하면 쓰레기가 투입되면 쓰레기가 나온다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데 올바른 데이터가 입력되지 않으면 올바른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의미가 된다.



공정관리나 자원관리에 아무리 뛰어난 솔루션이 있다 한들 거기에 투입되는 데이터의 적합성이 떨어진다면 그 결과는 결코 뛰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정부의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사업은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생산관리시스템)나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같은 솔루션 중심으로 진행됐다. 생산과정에서 추출할 수 있는 데이터는 기계나 장비 자체에서 수집되는 온도데이터 같은 장비데이터와 공정에서 나오는 생산량 같은 공정데이터로 나뉜다. 이 두 종류의 데이터가 솔루션에 투입돼야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더욱이 AI의 분석을 통해 기계의 생산성을 높이려면 장비데이터가 필수다. 적합성이 높은 데이터가 없다면 MES나 ERP시스템 도입은 값만 비싼 전산화와 다를 바 없다.

스마트 제조혁신의 문제점이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적합한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는 장비를 보유한 중소기업도 있지만 많은 중소기업은 데이터를 생성할 수 없는 구식에 노후화한 장비를 보유했다. 더욱이 중소기업 현장의 공장장이나 생산업자는 공장의 스마트화에 관심이 없다. 그들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새 장비나 하나 마련했으면 바랄 뿐이다. 현장의 작업자는 스마트화를 오히려 경원시하기까지 한다. 스마트화가 돼 혹시 내가 잘리지나 않을까 걱정한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 전체 제조기업 6만8841개사 중 (2019년 기준) 중소기업의 비중은 97.9%고 이 중 부가가치 생산 100억원 미만 중소기업은 제조 중소기업의 80%를 차지한다. 이 80% 기업의 장비는 제대로 된 데이터를 생산할 수 없고 따라서 정부예산으로 지원된 스마트 솔루션은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할 공산이 크다.



2021년 발간된 스마트공장 도입기업 실태결과 조사보고서를 보면 SW(소프트웨어) 활용부문에서 우수를 받지 못한 45.9% 기업의 존재가 이런 공산을 뒷받침한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중소제조기업의 혁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야심차게 시작한 중소기업의 스마트혁신 사업이 진정한 성공을 거두려면 제조중소기업의 장비가 적합한 데이터를 생성하는지부터 점검해야 하며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스마트공장 고도화에 앞서 이 부분을 살펴보기를 중소벤처기업부에 간곡히 호소한다. 현재 예산과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면 충분히 실행 가능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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