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보다 배럴당 10.9달러(-9.87%) 하락한 99.5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배럴당 97.5달러까지 하락하며 10%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100달러 선을 하회한 건 지난 5월11일 이후 처음이다.
증권가에선 국제유가가 내년까지 하락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5일 미국 은행인 씨티그룹은 올해 말까지 국제유가(브렌트유 기준)가 배럴당 65달러, 내년 말까지 45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기 침체 국면에 들어서면서 원유제품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최근 한달 간의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미국산 천연가스 선물가격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달 8일(현지시간) 미국 LNG(액화천연가스) 수출 터미널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단기 재고가 급증한 까닭이다.
아울러 농산물인 소맥(-26.17%), 옥수수(-8.8%) 등과 산업금속인 구리(-22.77%), 알루미늄(-11.45%) 등도 최근 한달 간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전기, 전자, 통신 등 각종 산업 분야에 필수 요소로 사용되는 구리는 위안화 약세와 경기침체 우려가 맞물리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안전자산이라 불리는 금도 같은 기간 동안 4.33%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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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원자재 시장에서의 자금들이 계속해서 빠져나가면서 선물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도 분석한다. 박소연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자재 가격 지수를 추종하는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인 DBA, DBB(티커명)에서 큰 폭의 자금 유출이 시작되고 있다"며 "원자재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PICK, MOO ETF와 원유 드릴링, 플랜트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XES ETF에서도 자금 유출이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상반기까지 높은 원자재 가격으로 수혜를 봤었던 정유, 제련 등 원자재 관련 종목들이 6일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2.13% 하락한 반면 국내 정유주 중 하나로 꼽히는 S-Oil (74,000원 ▼2,000 -2.63%)은 전 거래일 보다 9500원(-9.31%) 하락한 9만2500원에 마감했다.
이와 함께 LS (127,800원 ▲11,000 +9.42%)(-14.49%), LX인터내셔널 (26,650원 ▲450 +1.72%)(-10.19%, 고려아연 (454,500원 ▲2,000 +0.44%)(-7.85%), 세아제강 (136,400원 ▲400 +0.29%)(-8.28%) 등도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계속되는 가운데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원자재 시장이 불안한 급락을 계속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미국계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3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의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