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잘못됐다, 강남도 이미 하락세" 하버드 박사가 본 집값[부릿지]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이상봉 PD, 양채은 인턴PD, 신선용 디자이너 2022.07.06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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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의 거래절벽이 계속된다. 올해 5월까지의 전국 아파트 매매건수는 15만5987건으로 2006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거래량이 줄고 하락 거래가 이어지면서 전국 기준 집값도 낙폭을 키워가고 있다. 다만 강남, 서초 등 일부 지역에서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가운데 김경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는 자체 조사한 데이터에 의거해서 강남도 이미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정부 통계와 차이를 나타내는 이유는 뭘까. ☞머니투데이 부동산 유튜브 채널 '부릿지'가 김 교수와 주택시장의 움직임을 분석해봤다.

"통계 잘못됐다, 강남도 이미 하락세" 하버드 박사가 본 집값[부릿지]


▶조한송 기자
최근 빅데이터를 활용한 분석에 초점을 두고 계신 것 같더라고요. 우리나라 주택시장에 활용되는 데이터에 한계가 있다, 글로벌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언급하셨는데 이유가 무엇인가요?



▶김경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부동산 관련 리포트를 봤을 때 그 수준이 굉장히 약해요. 국토교통부 실거래 데이터를 보면 매매 건수만 2000만 건이에요. 개인이 분석하기 힘드니 리서치 회사가 그것을 가공해야 하는데 그다음 단계가 트렌드를 뽑고 예측하는 거예요. 정확한 분석 기법으로 지수를 만드느냐에 대한 생각이 있고요. 과연 그걸로 예측 모형을 제대로 만드느냐도 의문입니다.

▶조한송 기자
국토교통부 실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미 있는 데이터 산출이 부족하다는 의미인가요?



▶김경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그렇죠. 지금 부동산 관련 지수를 만드는 곳이 국민은행하고 부동산원이 있습니다. 국민은행의 경우 사실 호가지수예요. 여기서 문제점이 있어요. 우선 데이터가 항상 늦어요. 두 번째는 평활화의 문제가 있어요. 가령 글로벌 위기로 집값이 꺾였을 때 부동산 중개인에게 지금 가격이 얼마인지 물어본다고 합시다. '지난달에 10억원이었는데 지금 8억원이 맞나요?'하면 '아 그거 약간 이상해요. 9억원이 적당한 것 같아요.' 이렇게 얘기해요. 사실 지수상으로 올라갔다가 꺾였다가 다시 올라가야 되는데 덜 꺾이게 되는 평활화의 문제가 발생하는 거예요. 두 번째는 시차의 문제가 있어요. 항상 꺾이는 지점에 대해서 늦게 대답해요. 부동산원은 그나마 낫지만 다만 문제는 지수가 큰 단위로만 발표된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강남구만 하더라도 제가 봤을 때는 한 3개로 나뉘어요. 도산대로 이북인 압구정동하고, 도산대로부터 테헤란로까지, 마지막으로 테헤란로 이남입니다. 강남구 내에서도 이 세 곳의 특성이 달라요. 세부 시장이 존재한다면 여기에 맞는 지수가 있어야 합니다. 또 한국부동산원은 두 번 거래된 것을 바탕으로 지수를 산출해요. 반복돼서 거래된 것만 모아서 지수를 만드는 거예요.

▶조한송 기자
예를 들어 송파구 '헬리오시티'다. 그러면 같은 평형에 두 번 이상 거래가 돼야 한다는 얘기인가요?

▶김경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그렇죠. 같은 평형대 아파트가 두번씩 거래된 것들을 모아서 지수를 만들어요.


"통계 잘못됐다, 강남도 이미 하락세" 하버드 박사가 본 집값[부릿지]
▶조한송 기자
한 건 거래되면 통계로 안 잡힌다는 얘깁니다.

▶김경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좋은 질문이신 게 한 단지가 2022년 3월까지 거래되고 4~6월에 거래가 안 됐어요. 그러면 이 단지는 지수를 못 만들어요. 지금 강남구가 말도 안 되게 한 달에 100건 거래되거든요? 그러면 강남구도 지수가 잘 못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요. 사실 이게 2008년에 나왔던 얘기예요. 미국에서 금융위기가 터진 다음에 주택 거래량이 아예 없으니까 기존에 있는 방법론으로 지수를 만들지 못했어요. 다른 기법들이 워낙에 많이 나왔으니 보충이 돼야 한다고 봐요.

▶조한송 기자
현재 주택 통계에 한계가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면 교수님 자체적으로 분석을 하고 계신 건가요?

▶김경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네. 맞습니다.

▶조한송 기자
네 그 내용을 바탕으로 얘기를 좀 더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특히 집값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나요?

▶김경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제가 좀 불편한 점은 아직도 주택 가격이 오를 거라는 희망 섞인 분석을 하는 분들이 있다는 겁니다. 그분들의 논거가 대부분 주택 공급량이 부족하다는 거예요. 부동산시장은 사실 공간시장하고 금융 시장으로 나뉩니다. 부동산은 물량, 공급, 수요와 관련된 공간시장과 금융시장의 영향을 동시에 받아요. 그런데 지금은 금융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압도적이에요. 전 세계를 강타하는 문제고요. 이거를 무시한 채 공급이 부족하니 가격이 오른다는 주장은 잘못된 거예요. 2018~2019년에 나왔던 물량은 지난 10년간 평균보다 압도적으로 많았어요. 그때 주택 가격이 안 올랐나요? 그니까 공급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있는 겁니다.

▶조한송 기자
네.

▶김경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지금은 무조건 유동성이에요. 이거를 도외시하면서 주택 가격을 말하면 안 돼요. 강남구도 사실은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해서 집값이 꺾였어요. 3월에 인수위에서 재건축 완화 시그널 나오면서 잠깐 올랐을 뿐이지 지금 다시 꺾이기 시작했어요. ☞자세한 내용은 머니투데이 부동산 유튜브 채널 '부릿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통계 잘못됐다, 강남도 이미 하락세" 하버드 박사가 본 집값[부릿지]
촬영 이상봉, 김이진 PD
편집 양채은 PD
디자이너 신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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