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29회 한일 재계회의'에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가장 오른쪽)과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오진영 기자
"일한은 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정신을 존중해야 한다. 일본 경제계도 정상 회담 재개를 바란다."(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
전경련과 게이단렌은 이날 회의에서 1998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 오부치 게이조 전 일본 총리가 발표했던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의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는 데에 뜻을 같이했다. 회의에서는 상호 수출규제를 폐지하고 한일 통화 스와프(통화 교환 협정)를 재개하는 등 구체적인 방안도 함께 제시됐다. 또 양국 정상회담과 관료 간 대화가 조기에 재개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앞줄 왼쪽 여섯번째)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앞줄 왼쪽 다섯번째)을 비롯한 내빈들이 4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29회 한일재계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구보타 마사카즈 경단련 부회장, 히가시하라 토시아키 히타치제작소 회장, 야스나가 타츠오 미쓰이물산 회장,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금융그룹 회장,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뒷줄 왼쪽부터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사장, 이용욱 SK머티리얼즈 사장, 고정석 삼성물산 사장,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최창식 DB하이텍 부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배상근 전경련 전무./ 사진 = 전경련 제공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도 "일본 경제계는 한일 정상과 각료 간 대화가 조기에 재개되기를 바란다"며 "한일 양국은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정신을 존중하고 미래를 지향하면서 함께 전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당시 김 전 대통령과 오부치 전 총리는 양국 간 대화채널을 확충하고 경제·사회·범세계적 문제 등 다양한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을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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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과 게이단렌은 1982년 한일재계회의를 만든 뒤 1983년부터 양국의 주요 기업인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정례적으로 열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2019년 일본에서 열린 뒤 회의가 중단됐다. 한국 대법원이 2019년 일본제철 강제징용 소송 배상 판결을 내리면서 양국이 수출 규제조치를 단행하는 등 한일관계가 경색된 탓도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양국 기업의 발목을 붙잡는 규제 철폐 기대가 나온다. 이날 회의에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등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총수들이 함께했다. 일본에서도 히가시하라 토시아키 히타치제작소 회장, 야스나가 타츠오 미쓰이물산 회장 등 기업 총수들이 참여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교도통신 등 일본 주요 언론도 취재를 위해 현장을 직접 찾았다. 재계의 관심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전경련과 게이단렌은 이날 회의에서 한국과 일본 외 미국과의 3국 협력에 대한 필요성, CPTTP 가입 필요성 등에 대해 긴밀히 논의했다. 또 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 정신 존중 및 민간교류 정상화를 위한 비자면제 프로그램 부활 필요성 확인 등을 내용으로 하는 8개 항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다음 회의는 내년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