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기인데 돈 몰리는 채권ETF…"저가매수 기회왔다"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2.07.03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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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섭 KB자산운용 ETF마케팅 본부장 "개인투자자들도 채권ETF 관심"

금정섭 KB자산운용 ETF마케팅 본부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금정섭 KB자산운용 ETF마케팅 본부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채권ETF(상장지수펀드)는 오랫동안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 밖에 있었다. 올해는 다르다. 올해 상반기 개인 투자자의 국채선물10년ETF의 순매수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9배 증가했다. 지난달 채권ETF 전체 순자산 규모는 연초 대비 약 2조5000억원 늘었다.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난 금정섭 KB자산운용 ETF마케팅 본부장은 "채권ETF가 상장한지 10년이 넘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피부로 느끼는 것은 처음"이라며 "미국과 한국의 금리인상이 단행되면서 채권형 인버스 ETF들은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고, 장기채권ETF들은 저가매수 매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통상 국고채 등 채권은 100억원 단위로 거래되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 접근이 쉽지 않지만 ETF는 1주당 10만원 수준으로 투자가 가능하다. KB자산운용은 채권ETF 강자로, 2009년 7월 최초로 채권ETF인 'KBSTAR 국고채3년ETF'를 출시한 후 가장 많은 채권ETF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국내에 상장된 KB자산운용의 채권ETF는 19개다.

통상 금리인상기에는 시장금리가 오르고 그 영향으로 채권가격이 하락한다. 채권을 보유해 받을 수 있는 표면금리는 이미 고정돼 있는데 시장금리가 표면금리보다 높아지면 채권을 사려는 수요는 줄어들고 그만큼 채권 가격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금 본부장은 "올해 채권가격이 떨어질 때 수익을 얻는 채권형 인버스 ETF가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세계 증시가 안 좋은 상황에서 채권ETF 투자로 두 자릿수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채권ETF 중 올해 상반기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상품은 미국채선물의 일일 수익률에 -2배 성과를 추종하는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인버스2X(합성 H) ETF'다. 상반기 수익률이 33.19%에 달한다.

그러나 오히려 자금은 장기채권 가격을 추종하는 장기채ETF에 몰리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올 상반기 국내에 상장된 국채선물10년ETF를 83억원어치 사들였다. 전년 동기 대비 9배 증가한 규모다.


장기채권은 듀레이션(채권 회수 기간)이 긴 만큼 시장금리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국내 시장에 상장된 국채선물10년ETF, 국고채10년ETF모두 올 상반기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금 본부장은 "장기채권은 금리가 올라갈수록 채권가격은 조정을 받지만, 장기적으로 금리가 하향 안정화될 경우 그만큼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장기채권의 가격이 많이 떨어진 만큼 투자자들도 이를 노리고 저가매수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는 미국과 한국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이전까지 기준금리는 장기적으로는 인하 사이클을 보였다"며 "장기적으로 금리가 다시 인하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채권형 인버스ETF를 단기 매매하고, 장기채ETF들을 저가로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퇴직연금에서 안정적으로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을 원한다면 금리가 높은 단기국채, 우량 회사채ETF 등을 매수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채권ETF를 투자할 때는 매매 수수료를 주의해야 한다. 채권 자체의 기대 수익률이 주식보다 낮은 만큼 잦은 매매를 할 경우 수수료로 인해 더 낮아질 수 있다.

금 본부장은 "금리인상으로 인해 채권 가격이 과거와 달리 저렴해졌고,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어 채권ETF 시장이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회사채 등을 비롯한 다양한 채권ETF 상품을 앞으로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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