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AP/뉴시스] 윤석열(가운데) 대통령이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왕궁에서 펠리페 6세 국왕이 주최한 환영 만찬장에 도착해 입장하고 있다. 2022.06.29.
그런데 정작 규제혁신 작업의 선두에 있어야 할 공정거래위원회의 움직임은 눈에 띄지 않는다. 공정위는 경쟁제한 규제개혁, 즉 자유로운 경쟁을 가로막는 각종 진입 규제 등을 발굴·해소하는 업무의 주무 부처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명시됐듯 공정위의 존재 이유 자체가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 촉진'에 있다.
조성욱 현 공정위원장은 지난달 초 이미 사의를 표명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지 두 달이 다 돼 가지만 차기 공정위원장 내정은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문재인 정부가 2017년 출범 후 첫 장관급 인사로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내정한 것과 대조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공정위 부위원장부터 임명했지만 아무리 뛰어난 '바이스(vice)'라도 '보스(boss)'의 무게감에 비할 수는 없다.
[마드리드=AP/뉴시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왕궁에서 펠리페 6세(오른쪽) 국왕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해 만찬장 입장 전 각국 정상들과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2022.06.29.
개방형 직위인 공정위 심판관리관(국장급) 자리는 올해 초 전임자가 임기 만료로 물러난 후 수개월째 채워지지 않고 있다. 공정위 과장급 자리도 연이어 공석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최소 3명의 과장급 직원이 민간으로 자리를 옮겼거나 옮길 예정이고, 또 다른 1명의 과장급 직원은 공로연수로 자리를 비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공정위 직원은 "과장급 이하 사무관 직원 등의 이직까지 생각하면 이탈은 러시(rush) 수준"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공정위 직원들은 하루빨리 공정위원장이 임명돼 공석을 채우고 주요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총 168개에 달하는 지주회사 관련 시책을 수립·운용하는 공정위 지주회사과의 상설 조직화 심사 대응, 대기업집단 총수의 친족 범위 조정, 온라인 플랫폼 자율규제 방안 마련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했다는 평가다. 공정위 관계자는 "일부 정책은 이미 실무 차원에선 검토를 마무리해 차기 위원장의 '결재'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은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