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는 '친윤', 대통령실은 거리두기?…이준석 "흰머리 세 가닥은 처음"

머니투데이 김지영 기자 2022.06.2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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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백범 김구 선생 제73주기 추모식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백범 김구 선생 제73주기 추모식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공부모임이 시작된다. 친윤 의원들은 물론 안철수 의원도 참석하면서 본격적인 '친윤' 그룹에 발을 딪는 모양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친윤 세력 간 대치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도권을 둘러싼 당내 충돌은 쉽사리 진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친윤' 중심 공부 모임 시작…이준석 "선제적 입장 필요 없지만"
장 의원은 오는 27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미래혁신포럼 초청 강연을 개최한다. 이날 포럼은 김 전 위원장이 '대한민국 혁신의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한다. 이날 친윤계 좌장 격인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해 이철규·윤한홍·배현진·정점식·박성중 의원 등 당내 친윤계 인사들이 대거 참여할 전망이다.



안철수 의원도 해당 포럼에 참석한다. 안 의원 측은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하는 일정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안 의원이 당내 의원모임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차기 당권을 노리는 안 의원이 친윤(친윤석열)계와 접점을 넓혀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지만 미약한 당내 기반이 숙제인 만큼, 친윤계와 손잡고 세력 확장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안 의원은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에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을 추천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검사 출신 의원으로 친윤계로 분류된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백범 김구 선생 제73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나 "개별 모임이나 아니면 포럼 같은 것에 대해서 제가 입장을 따로 낼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직접적인 평가를 유보했다. 하지만"선제적으로 낼 필요는 없고 그 모임에서 활동하는 것을 보고 이야기할 것이 있으면 이야기하겠다"고 촉각을 세웠다.

尹대통령-이준석 '비공개 회동' 진실공방…尹 거리두기? vs 이준석 "윤리위 엮기 부적절"
이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도 다소 모호해지고 있다. 전날 한 언론은 이 대표가 이달 중순 윤 대통령과 비공개 만찬 회동을 하고 윤리위 징계 심의를 앞두고 한 차례 더 비공개 회동을 계획됐으나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반면 이 대표는 "(제가) 당대표 입장에서 대통령의 일정을 공개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했다.

양측 모두 윤 대통령의 당무 개입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지만 여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윤심'(尹心)에 의지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의 회동 여부에 따라 당내 일종의 메시지를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이 대표는 '성상납·증거인멸교사 의혹' 징계 심의 전에 윤석열 대통령과 만찬을 추진했다가 취소됐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대통령실과 특히 여당 같은 경우에는 상시적인 소통을 하고 있는데 당내 현안과 무관한 그것을 엮는 것은 정치적인 의도가 과하다"고 밝혔다.

특히 "사실관계를 말하기 그렇지만 자꾸 대통령실과 여당의 소통에 대해 당 윤리위원회와 엮어서 이야기하는 것은 정말 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과거(지난달) 우크라이나에 갈 때 특사니 친서니 이런 문제에 대해서 저희(당대표실)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먼저 용산(대통령실) 쪽에서 입장이 흘러나와서 어떻게 답할지 상당히 곤란했던 지점이 더러 있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대통령과의 어떤 논의 사항이나 대통령 접견 일정을 외부에 저희가 유출한 적도 이야기 한 적도 없다"며 "언론에서 단독 기사로 이런 이야기가 나와서 이런 것을 상호검증하고 오히려 제가 당황스럽고 곤란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흰머리 세가닥을 뽑은 사진을 올린 데 대해서는 "제가 원래 한 개씩만 나는데 세 개가 나서 특이해서 올렸다"고 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가'라는 질문에 "스트레스는 거의 없다"면서도 "현 상황에 대한 스트레스보다는 당의 개혁 동력이라는 것은 항상 유한하다. 새정부도 항상 그렇고 그 유한한 동력을 적재적소에 써야 하는데 지금 시기 상으로나 당이든 새정부든 이런 걸 실기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 회동에서 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이준석 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사진=뉴스1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 회동에서 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이준석 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사진=뉴스1
혁신위로 반격 개시?…이준석, 중립성 거듭 강조
이 대표가 추진한 당 혁신위원회가가 다른 현역의원 모임과 함께 거론되면서 일각에서는 지도부 갈등을 넘어 이 대표와 친윤(親윤석열) 의원의 계파 갈등으로 비화되는 모습이다. 혁신위는 정진석 의원, 배 최고위원의 비판으로 이 대표 '사조직' 논란이 발생했다.

난항을 겪던 혁신위가 최고위 승인을 거쳐 27일 첫 회의를 시작하는 만큼 이 대표의 반격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 대표는 혁신위에 대해서는 "최재형 혁신위원장과 조해진 부위원장에게 제가 특별한 방향성을 제시하기보다 문제의식을 공유했다"며 "(국민의힘) 당원구조가 80만명에 달하게 되고 더 늘어날 것을 상정해서 그에 걸맞은 당의 운영체계를 수립해야 한다"고 중립성을 강조했다.

혁신위 과제에 '공천시스템 개혁' 등 차기 당권과 사조직 논란 등에는 "또 공천제도 논의로 몰아가는 분이 있는데 일부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게 대통령을 도와주는 정당이냐'라는 장제원 의원의 발언이 담긴 지도부 갈등 보도를 공유하면서 "디코이(decoy·유인용 미끼)를 안 물었더니 드디어 직접 쏘기 시작하네요"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이고배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 당선인 시절 대변인을 지냈다.

당 내홍이 격화하는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윤리위가 이 대표에 대한 징계 여부를 빠르게 결정하는 것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모든 당내 갈등에 이 대표가 있고, 그 중심에 윤리위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 상황이 장기간 이어진다면 소위 '이준석 흔들기'로 계파 정치가 부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음 달 7일에도 윤리위가 징계 여부를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리위가 징계 절차를 개시했지만, 경찰 수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은 시점에서 쉽게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자료를 토대로 징계 여부를 결정하고, 이후 경찰 수사에서 무혐의나 기소 의견이 나올 경우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대표는 윤리위 결론이 미뤄진 것에 대해 "당 혼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2주 뒤에는 무엇이 달라지느냐"고 항변하기도 했다.
장제원 대통령 특사가 1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이크 할리파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의 별세 관련 아랍에미리트로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장 특사와 사절단은 오는 16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신임 UAE대통령 등 유족을 만나 윤 대통령과 우리 국민의 애도와 조의를 전달할 예정이다. /사진=뉴스1장제원 대통령 특사가 1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이크 할리파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의 별세 관련 아랍에미리트로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장 특사와 사절단은 오는 16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신임 UAE대통령 등 유족을 만나 윤 대통령과 우리 국민의 애도와 조의를 전달할 예정이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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