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화통한 성품은 익히 알려졌다. 의리를 중시하고 인연을 맺으면 오래 간다. 흔히 보스 스타일로 부른다. '윤석열 사단'이란 말과 함께 자기 사람 챙기기라는 비판도 따라 붙어왔다. 뒤집으면 자기 사람이 생긴다는 말이기도 하다.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2021년 6월29일)한 지 여전히 1년이 안 된 대통령이다. 그 짧은 시간에 대통령이 된 건 운이 좋아서도 아니고 반사효과만도 아니다.
#거침없는 소통은 취임 직후부터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으로 이어졌다. 대통령이 매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현안에 직접 답하는 초유의 상황은 여전히 진귀하다. 신년 기자회견을 비롯해 특별한 이벤트로서 손에 꼽을 정도로 몇 차례만 국민 앞에 나와 질문을 받던 과거 대통령들이 벌써 낯설다.
대통령의 말이 가볍다, 정제되지 않는 답변이 혼란을 낳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야당에 공격의 빌미도 준다. 그러나 대통령의 생각을 이처럼 자주 국민이 들을 수 있다는 건 그 자체로 새 역사다. 제20대 대통령 이후부터는 누가 집권해도 국민의 물음에 더는 숨을 수 없게 됐다.
#소통은 공감과 배려, 진정성 있는 행동으로 완성된다. "호국 영웅을 잊지 않겠다"고 수없이 말하는 것보다 참전용사들을 향해 일일이 허리 숙여 깍듯이 인사하던 대통령의 모습이 더 다가오는 법이다. 민간 자율도 말로 되는 게 아니다. 한 민간협회 회장은 "원래 대통령 간담회 같은 행사는 사전 유의 사항도 많고 예행 연습도 하는데 이번엔 없어서 놀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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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 복합 위기는 시작됐고 윤석열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시험대에 올랐다. "인기 없는 정책이라도 밀고 나가겠다"며 연금, 노동시장 등 구조개혁도 천명했다. 국민 고통이 커지고 시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더 솔직하게 상황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끝까지 사랑을 받은 건 진솔하게 위기를 알리고 국민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국민도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이다. 소통의 힘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