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상황'에 尹대통령 "정부는 기업이다" 선포…항공모함 비유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박소연 기자 2022.06.1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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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성남=뉴스1) 안은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경기 성남 수정구 판교제2테크노밸리 기업성장센터에서 열린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 발표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6.16/뉴스1  (성남=뉴스1) 안은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경기 성남 수정구 판교제2테크노밸리 기업성장센터에서 열린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 발표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6.16/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퍼펙트 스톰(심각한 세계 경제위기)의 먹구름을 앞두고 "정부는 기업"이라고 선언했다. 민간의 자율과 창의를 극대화해야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아예 정부와 기업이 한 몸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회의도 민간 중심의 취지를 살려 정부청사 등이 아닌 판교 테크노밸리에서 열었다. 참석자도 관료뿐만 아니라 벤처기업 등에서 민간 전문가들이 대거 함께 했다.



윤석열 대통령 "정부와 기업이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6일 경기도 판교 제2테크노밸리 기업성장센터에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보고받고 기업인 등 민간 전문가와 함께 당면한 경제 현안을 토론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비공개 마무리 발언에서 기업과 정부의 관계를 언급하면서 "정부는 기업"이라며 "민간주도, 기업주도, 이런 말을 많이 하지만 정부와 기업이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다 함께 위기를 극복한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극복된다"며 "국민이 자신감을 갖고 정부가 해낼 수 있다는 역량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민간이 같이 뛰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항공모함의 예도 들었다. 윤 대통령은 "미국 항공모함이 태평양을 간다고 할 때 (그 항공모함이) 미국 국방부의 재산이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수천 수만 개 전 세계 기업들이 같이 바다 위를 지나가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기업과 정부는 거의 한 몸이라고 할 정도로 같이 일해야 한다는 걸 강조하는 뜻"이라고 했다.


(세종=뉴스1) 안은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제조정실 직원으로부터 권투 글러브를 선물 받은 뒤 '규제 혁파'를 외치며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6/뉴스1스1  (세종=뉴스1) 안은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제조정실 직원으로부터 권투 글러브를 선물 받은 뒤 '규제 혁파'를 외치며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6/뉴스1스1
"저녁 많이 비어있으니 기업인들 언제든 연락달라" 공언
기업인과 적극적 소통도 거듭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기업인과 같이 정책을 만드는 부분을 강조하며 "저녁에 특별한 행사가 없으면 (일정이) 많이 비어있으니 기업인들은 언제든 연락 달라. 같이 도시락 먹으면서 경제문제에 대해 의논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등에도 경제단체장 등 기업인들과 만나 "공무원들이 말도 안 되는 규제를 하려하고 갑질을 하면 바로 전화하시라"며 "그것만큼은 내가 바로 전화를 받겠다"고 해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도 줄곧 민간 중심의 위기 극복을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민간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국민이 새로운 기회를 찾도록 정부의 역량을 결집해야 할 상황"이라며 "저는 선거 당시부터도 집권을 하게 되면 민간의 자유와 창의를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여러 차례 말씀드려 왔다. 어려울수록, 또 위기에 처할수록 민간 주도, 시장 주도로 우리 경제의 체질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복합 위기를 극복해 나가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규제 혁신도 재차 공언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민간의 혁신과 신사업을 가로막는 낡은 제도, 그리고 법령에 근거하지 않은 관행적인 그림자 규제, 이런 것들을 모조리 걷어낼 것"이라며 "기업의 경쟁력을 훼손하고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는 제도와 규제는 과감하게 개선하고 그러면서도 공정한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이런 행위들은 법과 원칙에 따라서 발붙일 수 없게끔 하는 것이 기업과 정신을 북돋고 투자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핸드프린팅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5/뉴스1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핸드프린팅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5/뉴스1
대통령실 "혁신 상징, 테크노밸리서 회의 개최…민간 전문가 21명 회의 참석"
모두 발언에 이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보고했고 이어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민간중심 경제 활력 제고 및 성장·복지의 선순환', '경제체질 개선과 미래 대비, 민생 안정'의 2가지 주제에 대한 토론이 약 1시간30분 동안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민간 전문가들의 다양한 정책 제안이 나왔고 여기에 소관 부처 장관이 답변했다.

토론회에서는 데이터와 반도체 등 첨단 산업 논의가 이어졌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바이오든 반도체든 배터리든 데이터가 없으면 안 된다. 그래서 정부 차원에서 이 미래 사업들의 데이터를 어떻게 모으고 공유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요즘 데이터는 금값보다 비싸다"며 "우리나라 공공기관 데이터 개방도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 탑 수준이다. 그런데 민간과 공공이 교류하면서 좀 더 가치가 있는 데이터를 더 만들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재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 소장은 "반도체 분야는 우리가 세계 1위다. 그 얘기는 반도체 분야의 인력은 우리가 직접 교육을 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그런데 장비 하나 사는데 2000억원이 든다. (반도체 관련) 대학 정원이 늘어난다고 해서 교육을 더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장비가 있어야 교육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성남=뉴스1) 안은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경기 성남 수정구 판교제2테크노밸리 기업성장센터에서 열린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 발표 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6.16/뉴스1  (성남=뉴스1) 안은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경기 성남 수정구 판교제2테크노밸리 기업성장센터에서 열린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 발표 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6.16/뉴스1
투자 확대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물가 상승, 경기 침체 등 복합 위기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긴 호흡으로 소프트랜딩(연착륙)을 추구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관건은 기업 투자를 촉진하는 것이다. 그래야 고용이 늘고 생산성이 향상돼 실업과 물가 상승 압력을 동시에 완화해 나갈 수 있다. 이번 경제정책 방향에서도 법인세 인하, 첨단산업에 대한 시설 투자 세액 공제가 확대됐고 규제 완화가 대폭 반영됐고 기술혁신의 원천이 되는 과학 및 산업기술 지원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오늘 회의는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의 취지를 반영해 혁신과 민관 협력의 상징적 장소인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서 개최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전 정부에서 경제 관계 장관과 경제단체장 위주로 참석 대상을 한정했던 것과 달리 벤처기업, 학계, 민간연구원 등 다양한 분야의 21명의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민간·시장의 관점에서 당면 현안과 5년간 경제정책 방향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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