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로22' 선호도 1위에도…'용산 대통령실' 당분간 쓰기로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박종진 기자 2022.06.14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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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대국민 선호도 조사서 이태원로22 32.1% 득표…"국민적 공감대 형성 어려워"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10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모습. /사진=뉴시스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10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모습. /사진=뉴시스


대통령실이 '용산 시대'를 맞아 기존 청와대를 대신할 새로운 이름을 물색했지만 최종 확정하지 못했다. 폭넓은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될 때까지 시간을 두고 살피겠다는 계획이다. 당분간은 그동안 일반적으로 불리던 '용산 대통령실'이란 명칭을 사용할 예정이다.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은 14일 용산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대통령실새이름위원회는 오늘 최종회의를 열고 2시간 가까이 논의한 결과 새 명칭을 권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대통령실새이름위원회는 지난 4월15일부터 한 달간 대국민 공모로 접수한 약 3만건의 대통령실 명칭 응모작 전수 검토 등을 거쳐 후보작 5건('국민의집', '국민청사', '민음청사', '바른누리', '이태원로22')을 지난 3일 선정했다. 이어 3일부터 9일까지 온라인 투표로 실시된 5개 후보작에 대한 국민 선호도 조사엔 2만9189명이 참여했다.

당초 선호도 조사와 심사위원 배점을 7대3 비율로 합산해 최종 당선작을 선정한다고 밝혔지만 대통령실은 이 5개 후보작 중 새 명칭을 권고하지 않기로 했다.



강 대변인은 "5개 후보작 중 과반 득표한 후보작이 없는 데다 각각의 명칭마다 부정적 의견이 있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어 "60여년간 사용한 '청와대'의 사례에 비춰 볼 때 성급히 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합당한 명칭이 나올 때까지 시간을 더 갖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은 당분간 새 명칭 대신 '용산 대통령실'이란 명칭을 사용할 예정"이라며 "최종 당선작은 없지만 공모와 선호도 조사에 참여해주신 국민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명칭이 갖는 보편성, 발음이 불편하지 않을 것, 줄임말 등을 생각해 여러 측면에서 봤는데 5개 후보작을 놓고 다시 조사해본 결과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명칭이 없었다"며 "이태원로22가 가장 많은 득표를 받았는데 득표율이 32.1% 정도였고, 두 번째인 국민청사는 28.1%였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민의집의 경우 간단하고 부르기 편하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국민을 '피플(people)'로 번역할 경우 인민처럼 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 당명(국민의힘)과 비슷해 비판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며 "국민청사는 부르기 쉽고 친근하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고 소통이 중요하다는 의미도 평가를 받았지만 중국 당이 사용하는 청사 같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 "민음청사는 국민의 말을 널리 듣는다는 의미가 좋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믿음이라고 읽혀 종교적 냄새가 난다는 지적, 출판사 같다는 지적, 국어사전을 펴내는 것 같단 지적이 있었다"며 "바른누리는 순우리말이라 좋고 공정한 세상을 꿈꾸는 대통령 집무실에 잘 어울린단 얘기가 있었는데 바른정당과 새누리당을 합친 것 같단 지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태원로22는 무심하고 덤덤하고 부담스럽지 않아 좋다는 평이 있었고 국민들과 똑같이 주소를 써서 평등하단 상징성이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외국 명칭을 따라하는 것 같다, 정식 명칭보단 별칭이나 애칭으로 하는 게 더 낫다, 대통령실 이름으로 가볍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용산 대통령실'이 대통령실 명칭으로 선정된 것인지, 결정이 유보된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당분간 쓰기로 한 것"이라며 "'용산 대통령실'로 부르는 동안 새로운 좋은 이름이 나타나면 자연스럽게 옮겨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국민 공모를 진행하고도 선정작을 내지 못한 데엔 "공모를 해서 누구나 과반을 얻을 수 있는 적합한 이름이 나왔으면 참 좋았을 텐데 아쉽다"며 "이름을 공모하는 경우 공모작이 없어서 다른 이름을 구하거나 다른 이름을 정하는 사례도 꽤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 '공모한 이름이 다 마음에 안 든다'고 말한 것이 영향을 미쳤느냐는 물음엔 "대통령의 의견도 여러분 의견 중 하나였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의 의사를 포함해 국민 여론을 종합적으로 반영했단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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