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하락 과도"…프레스티지바이오 창업자들, 자사주 잇단 매수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2.06.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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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유럽 품목허가 차질
2주새 약 4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재심사 청구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공동 창업자들이 연일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최근 개발 중인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의 유럽 품목허가 획득에 차질이 생기면서 주가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에서 즉각 재도전에 나섰음에도 주가 하락세는 끊어지지 않고 있다.

"주가하락 과도"…프레스티지바이오 창업자들, 자사주 잇단 매수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이슨파트너스는 지난 9일에 이어 이날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8,000원 ▼10 -0.12%) 주식을 총 1만4491주(한국예탁증서 아닌 의결권 있는 주식 수 기준) 장내 매수했다. 액수로는 9억2800만원이다. 메이슨파트너스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공동 창업주인 박소연 회장, 김진우 부회장이 50%씩 출자한 회사다. 2019년 3월부터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메이슨파트너스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지분 매입에 나선 건 지난달 26일부터다. 이때부터 31일까지 5차례에 걸쳐 총 18억원1000만원어치 주식을 장내 매수했다. 박 회장, 김 부회장도 메이슨파트너스와 별개로 자사주 취득에 나섰다. 지난달 6일 계열사인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주식을 각각 1억원어치 매입한 뒤 20일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주식을 각각 9억5000만원어치 취득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창업자들의 자사주 취득은 '주가 급락' 때문이다. 5월 초 1만7400원이던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주가는 이달 10일 1만2150원으로 30.2% 하락했다. 이 기간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주가도 7740원에서 4735원으로 38.8% 급락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측에서 지난달 20일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로 개발 중인 'HD201'에 대해 유럽 CHMP(유럽의약품청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이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다"고 발표한 영향이다. HD201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 12개 중 첫 주자다. 첫 단추부터 허가에 차질이 생기면서 회사의 '바이오시밀러 사업' 전체로 불안이 확산된 것이다.

당시 유럽 CHMP는 HD201이 '생물학적 동등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면서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통상 유럽 의약품청(EMA)은 품목허가를 결정할 때 CHMP 권고를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이번 최대주주의 자사주 매입은 그룹사 주가의 급격한 동반 하락에 따른 의욕 저하를 우려해 임직원 사기를 진작하고 시장의 과도한 억측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내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박소연 회장은 "당사 파이프라인 개발과 상업화 노력이 속속 진행되고 있는데 비해 단기적인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고 생각해 주식 추가 매입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도 사흘 만에 품목허가 재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박소연 회장은 지난 3일 주주총회에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판정은 전체적 증거에 의해 판단해야 하는데 이 판정은 그렇지 않았다"며 "심사관이 편협한 잣대를 적용해서 비과학적인 결론을 내렸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재심사는 새로운 심사관들로 진행된다. 결과는 120일 정도 소요돼 9월 중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창업주들의 잇단 자사주 매입, 재심사 청구에도 시장의 불안감은 좀처럼 걷어지지 않는 모습이다. 이달 들어서만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주가는 8.7%,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11.9%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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