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전시 중인 루블화. 2022.05.25.
러시아 중앙은행은 26일(현지시간) 기준금리 결정을 위해 개최한 비정례 이사회 회의에서 오는 27일부터 기준금리를 기존의 연 14%에서 3%포인트로 인하한 11%로 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초와 말 기준금리를 각각 3%포인트 두 차례 내린 데 이은 세 번째 인하 조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인 지난 3월 초 달러 대비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경제적 충격이 증폭되자 러시아 중앙은행은 당시 9.5%였던 기준금리를 사상 최고치인 20%로 인상했다. 그러다 우크라이나 사태 충격이 다소 완화된 지난달 8일 기준금리를 17%로 내렸고, 같은 달 29일 이를 또 14%로 인하했다.
3월 초 달러 대비 120루블까지 치솟았던 루블화 환율(화폐 가치 하락)은 러시아 당국의 강력한 통제 조치와 비정상적 무역 수치 흑자로 현재 60루블 안팎으로 떨어졌다. 서방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던 루블화 가치가 제재 해제 없이 두 달여 만에 급속도로 회복된 것이다. 특히 지난 23일 유럽 외환시장에서 루블화는 장 중 한때 1유로당 58.75루블로, 2015년 6월 초 이해 최저치(화폐 가치 상승)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때문에 서방의 대(對)러시아 제재 강도를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모스크바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열린 국가평의회 회의에서 최저 임금과 최저생계비, 연금 등을 모두 10%씩 인상하도록 지시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한편 중앙은행은 연간 물가상승률이 2023년 5~7%로 하락하고, 2024년에는 정부 목표치인 4%대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중앙은행은 올해 물가상승률을 18~23%로 추정했는데, 푸틴 대통령은 25일 국무회의에서 15%를 넘지 않을 것으로 봤다.
푸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올해 누적 인플레이션이 11%를 넘어섰다. 현재 상황이 쉽지 않다"며 물가상승으로 고통을 겪는 러시아인을 위해 국민연금, 최저 생계비, 최저임금을 모두 10%씩 인상할 것으로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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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어려움이 특별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침공)과 연관됐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라며 "(러시아의 인플레이션은) 북미·유럽 등 어떤 (군사적) 작전도 수행하지 않은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심지어 일부 국가들은 우리보다 인플레이션이 몇 배 높다"고 부연했다. 인플레이션 문제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경제제재를 받는 러시아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나타나는 국제적 문제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