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캠퍼스 2라인 전경
삼성그룹은 총 450조원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대부분인 360조원을 국내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SK그룹도 247조원 중 179조원을 국내에 집중 투자한다. 주요 시장이 거의 해외에 형성돼 있는 현대차그룹도 63조원 중 38조원을 국내에서 집행한다.
역내 집중 전략은 일견 시장의 논리에 맞지 않는다. 반도체든 배터리든 자동차든 정유제품이든 주요 시장은 해외다. 현지서 생산해야 시장에 공급하는 운송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 거의 대부분 원자재는 해외서 수입한다. 현지에 투자해야 원자재를 도입하는 과정이 수월해진다. 경제든 외교든 기본은 '주고받는 것'이어서다.
SK는 또 전기차 배터리 및 소재사업에 67조원을 쏟아붓는다. 역시 원천기술 보호가 대단히 중요한 영역이다. 전동화와 친환경 기술 선점이 핵심인 현대차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LG그룹은 총 투자금액 106조원 중 무려 48조원을 R&D 예산으로 못박아놨다. 핵심기술 인력 육성과 전분야 원천기술 확보가 목표다. 역시 핵심이 역내가 될 수밖에 없는 사정이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기술 수준이 최고를 향할수록 R&D 기지로서 국내 입지의 강점이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며 "국내서 지속적으로 양질의 두뇌들이 육성돼야 한다는 점도 기업들에게는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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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투자키워드는 미래 성장동력이다. 당연한 일이지만 누구도 성공을 장담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도전이나 다름없다. 투자를 발표하는 기업들에게서 긴장감이 읽힌다.
포스코는 수소를 중심에 둔 수소환원제철 등 신기술 개발에 총 53조원 투자금액 중 20조원을 쏟아붓는다. 리튬과 니켈 등 배터리 소재 사업에도 5조원 이상의 예산을 배정했다. 38조원 투자계획을 밝힌 한화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방산, 우주항공 등 미래산업에 특히 집중적으로 예산을 투입한다.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수소 분야에도 대규모 투자를 준비 중이다. 각각 21조원의 투자계획을 밝힌 GS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도 친환경 디지털 전환에 대부분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