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그룹사 노조원들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현대기아자동차 본사 앞에서 ‘현대기아그룹사 차별적 가이드라인 분쇄! 격려금 동일지급 쟁취! 그룹사 공동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5.26.
노조 "현대차 국내 투자, 구체적 계획 없어…협상 시기 연연하지 않아"26일 업계에 따르면 안현호 현대자동차 노조 지부장은 전날인 25일 울산공장 본관 앞 광장에서 열린 2022년 단체교섭 출정식에서 "올해 임금협상은 굵고 길게, 시기에 연연하지 않고 갈 것"이라며 "여름휴가나 추석연휴 아니면 연말이 됐든 타결 시기는 회사가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가 미국 투자를 공식화하기 전인 지난 17일에는 "국내 공장 투자 유보와 해외 공장 확대는 결국 국내 자동차산업 전반의 위기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며 "사측이 일방적으로 미국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하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반발했다.
현대차 노조는 매년 사측에 고용 안정을 요구해왔지만, 올해는 사측의 구체적인 투자계획이 공개되면서 관련 이슈가 더욱 불거지는 모양새다. 현대차 노사는 이달 중순부터 임단협을 진행 중인데, 노조는 기본급 16만52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성과급 순이익의 30% 지급 등 임금 인상안 외에도 정규직 충원,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부품 수가 30%가량이 적은 전기차 생산으로의 전환점에 서있는 만큼 투입 인력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전기차로 완전히 전환될 경우 필요한 근로자 수가 현재의 30% 수준으로, 사측은 그동안 신규 채용을 줄이고 정년퇴직에 따른 자연감소 효과를 기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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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노조가 국내와 미국 투자에 대해 고용 안정을 이유로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면서 올해 임단협은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 3년간은 무분규로 타결했지만 올해 파업이 발생할 경우, 현대차의 전기차 전환도 더뎌질 전망이다.
'친노조' 선언한 미국 정부…바이든, 정의선에 "노조와 파트너십 구축해 큰 혜택" 발언도
(서울=뉴스1)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22일 오전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환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2022.5.22/뉴스1
특히 미국 민주당은 미국 노조가 생산한 전기차에 4500달러의 추가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을 추진 중으로, 관련 법안은 지난해 하원을 통과해 현재 상원에서 계류 중이다. 현대차는 현재 앨라배마·조지아 공장을 무노조로 운영하고 있는데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전기차 가격 경쟁력 면에서 뒤쳐질 수 있다.
심지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2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현대차 등 미국에 투자하는 모든 기업들은 세계에서 가장 고숙련되고 헌신적인 미국 노조 조합원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함으로써 큰 혜택을 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해당 법안이 미국에서 통과할 경우 당장은 노조를 설립하는 것이 현대차에 표면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그러나 (장기적으로) 노조의 유무가 얼마나 이득일지는 다른 문제로, 현대차가 계산기를 두드려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