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 '캐시카우' 서버D램, 4년뒤 2배 이상 큰다

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2022.05.1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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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하이닉스 '캐시카우' 서버D램, 4년뒤 2배 이상 큰다


삼성전자 (77,600원 ▼400 -0.51%)SK하이닉스 (173,200원 ▼400 -0.23%)의 반도체 실적을 이끌어온 서버용 D램 시장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코로나19(COVID-19) 이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메타버스와 빅데이터 등 미래 기술 발전으로 데이터센터 산업이 부단히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서버용 D램이 다량으로 쓰인다.

17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서버용 D램 시장은 2026년 662억4000만달러(약 84조5752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올해 기준으로 추산되는 시장 규모 308억7700만달러(약 39조3681억원)보다 2배 이상 크다. 연평균 예상 성장률은 16% 가량이다. 전체 D램 시장의 예상 성장률인 9%을 월등히 넘어서는 수준이다.



서버용 D램 시장의 고성장에 따라 전체 D램 시장 구조도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D램 시장의 응용처별 비중은 서버용 32%, 모바일용 22%, PC용 15% 순으로 추정된다. 2026년의 경우 서버용이 43%, 모바일용이 29%, PC용이 8%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옴디아는 예측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메타버스, AI(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이 주목받으면서 이들 기술을 구현하는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고 본다. 데이터센터는 IT(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이 필요한 장비를 한 건물 안에 모아서 운영·관리하는 시설을 말한다. 데이터 사용·처리 기반은 메모리반도체다. 현재 기준으로 통상 하나의 센터에 D램만 2000만GB(기가바이트)가 요구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 한 인사는 "과거에 기업들은 하나의 데이터센터 업체와 거래했지만 소비자들의 데이터 사용이 늘어나면서 클라우드 다운으로 인한 피해 방지를 위해 멀티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트렌드"라며 "이에 따라 서버향 반도체도 기존 대비 더 많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버용 D램 시장의 성장은 국내 반도체 기업에 긍정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총 매출 가운데 40% 안팎을 책임지는 제품이다. 다른 제품 대비 고부가가치라 캐시카우(핵심 수익원)으로 통한다. 2017~2018년 슈퍼호황기의 최대 실적, 지난해 4분기에는 당초 제기됐던 부정적인 업황을 뚫고 호실적을 낸 배경이다.

서버용 D램 시장은 이미 올 들어 가파른 수요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분기 실적발표에서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이 서버용 메모리 수요로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버용 D램 수요 강세가 연중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며 전체 D램 연간 수요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를 20% 중반대로 제시했다. SK하이닉스도 같은 이유로 올해 D램 수요 성장률을 10% 후반대로 점쳤다.


서버용 D램 성장 전망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업계 최초로 512GB(기가바이트) CXL D램을 개발한 것이 대표적이다. CXL은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에서 CPU(중앙처리장치)와 함께 사용되는 가속기·메모리·저장장치 등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새 인터페이스다. 일반적으로 CPU에 장착할 수 있는 D램 개수는 정해져 있지만 CXL D램을 별도로 장착하면 메모리 용량을 늘릴 수 있다.

SK하이닉스도 고부가 제품 출하 비중을 늘리며 수요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업계 최초로 HBM3 D램을 개발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디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 제품이다. HBM3는 이전 세대인 HBM2E 대비 속도가 78%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말 양산을 시작한 10나노급 4세대 D램은 수율 개선과 함께 비중 확대가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버향 반도체는 고성능 고효율의 신기능들이 탑재될 뿐만 아니라 선단공정을 사용한다"며 "새로운 기술을 누가 더 빨리 잘 만들어서 시장의 에코시스템을 구축하고 선점하는지가 중요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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