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CEO가 하는 PT인 줄"...장관님의 특별한 취임식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6일 세종 중소벤처기업부 청사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사진=중기부 제공

벤처기업인 출신의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스타트업 CEO(최고경영자)의 피칭(발표)을 연상케 하는 프리젠테이션으로 취임사를 대신해 눈길을 끌었다. 이 장관은 중기부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코로나19(COVID-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의 회복을 꼽았다.

이 장관은 16일 정부세종청사 중기부 청사에서 열린 장관 취임사에서 "중기부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일은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온전한 회복을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 장관은 셔츠 차림에 무선 마이크를 단 채 취임식 무대에 섰다. 이 장관의 뜻에 따라 중기부 직원들도 편한 복장으로 취임식에 참석했다.

이 장관은 한 평생 소상공인으로 살아온 어머니의 고충에 대한 일화로 취임사를 시작했다.

이 장관은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 예산을 차질 없이 집행하고, 저금리 융자, 재취업·재창업, 사회보험·공제 지원 강화 등 우리부가 갖고 있는 모든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소상공인들의 자립과 재도전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중소벤처기업의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 완화는 물론 내부에서의 전투가 아닌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을 위한 글로벌화도 강조했다.

이 장관은 "과감한 규제 혁신으로 신산업을 육성하고, 민간 주도의 성장을 이뤄 내겠다"며 "중소벤처기업의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통해 중소기업의 수출과 벤처기업의 유니콘 성장을 돕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제 벤처업계는 국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이 아닌 해외시장 진출로 나아가는 해외 유니콘의 탄생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모든 기업간 불공정 거래 관행에 대해선 "납품단가, 기술탈취 등 오랜 기간 동안 고질적으로 해결되지 못한 문제를 바로잡아 정당하게 제값 받는 여건을 조성해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중기부 구성원으로서의 자부심, 외부가 아닌 내부의 혁신을 통한 변화도 강조했다.

이 장관은 "탁월함을 완성하는 데는 절대적 시간이 필요하다"며 "처음에는 '마치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결국 아무것도 알 수 없고, 무엇도 확실하지 않은 지루한 시간이 흐른 후에야 힘차게 솟아오르는 웅장한 잠수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중기부도 단기간에 무언가를 보여주려 하거나 그저 크게 비판받지 않으려고만 하거나 생색내는 일에만 몰두해서는 안 된다"며 "탁월한 능력을 가진 중기부 직원들의 현장 체감 정책을 위한 고민, 중기부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새로운 정책과 도전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