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G는 최근 상용화가 진행되고 있는 5G보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최대 50배 빠른 차세대 통신 기술(초당 전송속도 1테라비트)을 뜻한다. 단순하게 속도만 빨라지는 게 아니라 기지국 하나에 접속할 수 있는 기기의 개수도 훨씬 많아지기 때문에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인공지능, 자율주행, 홀로그램, 확장현실(XR) 시대를 열 수 있는 첨단기술로 평가받는다.
6G 기술 개발 시초를 따지면 중국이 먼저 테이프를 끊었다. 화웨이가 글로벌 주요 통신 제조사 가운데 가장 먼저 2017년 6G 연구개발에 돌입한 게 시작점으로 꼽힌다. 중국 국가지식재산권국 지식재산권발전연구센터에 따르면 6G 관련 글로벌 특허 출원 비중에서도 중국이 전 세계의 35%로 가장 앞선다. 한국은 10% 수준이다.
새로운 차원의 초연결 경험 시대 구현'을 주제로 삼성전자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 6G 포럼에는 제프리 앤드루스 미국 텍사스대 교수와 찰리 장 삼성리서치아메리카 SVP(시니어 바이스 프레지던트), 존 스미 퀄컴 SVP, 심병효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타리크 탈렙 핀란드 오울루대 교수, 존 스미 퀄컴 수석부사장 등 업계와 학계의 쟁쟁한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 미래 기술을 논의했다. 강연을 맡은 탈렙 교수는 "삼성 6G 포럼은 이제 막 시작되는 6G 연구를 위해 학계와 산업계가 아이디어와 정보를 교류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차세대 통신 사업은 이 부회장이 직접 챙기는 대표적인 미래성장동력 분야로 꼽힌다. 이 부회장은 2011년부터 5G 기술연구를 전담할 '차세대 통신 연구개발 조직' 신설을 지시하는 등 삼성의 차세대 통신 사업 육성을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2019년 삼성리서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해 5G 경쟁력 강화와 6G 선행 기술 연구를 진행하기 시작한 데도 이 부회장의 구상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월 삼성리서치를 방문해 6G 등 차세대 핵심기술 개발현황을 점검하면서 "미래 기술 확보는 생존의 문제"라며 "변화를 읽어 미래를 선점하자"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에서는 "통신도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스트럭처"라며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아쉬울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2020년 미국 이동통신업계 1위 사업자 버라이즌에 7조9000억원 규모의 5G 네트워크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이달 초 미국 4위 이동통신사 디시 네트워크로부터 1조원 이상 규모의 5G 장비 공급계약을 수주하는 과정에서도 이들 통신사 CEO(최고경영자)와 직접 만나 협상을 진척시켰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와 맞물려 삼성전자가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에서 연달아 5G 통신장비 수주에 성공, 두각을 나타내면서 6G 시대로 넘어가는 전환기에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5G와 6G 사업을 직접 챙기는 데 이어 굵직한 성과가 이어지면서 차세대 통신사업이 '갤럭시 신화'에 버금가는 이재용 시대의 플래그십 사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