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개방 첫날인 10일 오전 시민들이 청와대 경내에 가득하다. /사진=뉴시스
앞으로 11일간 청와대엔 매일 3만9864명씩(10일 당일은 2만6000여명) 특별개방 사전신청에 응모해 당첨된 관람객들이 찾아오게 된다. 정부는 특별개방 이후에도 향후 청와대 경내 문화유산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정비를 거쳐 일반 대중들이 나들이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 쉼터'가 될 청와대를 '랜선투어'로 미리 소개한다.
일제강점기 경복궁과 청와대 모습. /사진=청와대, 국민 품으로 홈페이지
일제강점기가 찾아오며 청와대는 조선총독부 관저가 된다. 이때 증산교 계통인 보천교 본당의 푸른색 기와를 덮게 된다. 일본이 물러난 뒤엔 미군정사령관저로 잠시 쓰이다가,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이승만 대통령이 이어받으며 비로소 대통령의 공간이 됐다. 이승만 대통령은 경무대란 이름을 그대로 썼는데, 윤보선 대통령 때부터 지붕의 푸른빛 기와에서 착안한 청와대로 공식 명칭이 바뀌게 된다.
청와대 경내 주요 건물. 번호 순서대로 본관, 영빈관, 관저, 수궁터, 상춘재, 녹지원, 대통령비서실, 춘추관, 무궁화동산. /사진=청와대, 국민 품으로 홈페이지
본관의 오른쪽 뒤편에는 대통령과 영부인 등 가족이 머무는 관저가 있다. 대통령의 공적인 업무공간과 사적 생활공간을 구분하기 위해 1990년 건립됐다. 대통령의 생활공간이란 점에서 기존 청와대 관람 시에도 공개가 제한됐던 곳이다. 본채와 별채, 사랑채 등 전통 한옥과 비슷한 분위기로 구성돼 있고, 궁궐 건축양식인 팔작(八作)지붕의 겹처마에 한식 청기와를 얹은 ㄱ자형 지붕 형태를 띠고 있다.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개방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이 청와대 관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인수위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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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완공된 춘추관은 청와대 동편 끄트머리에 위치한 건물로 대통령 기자회견 등 프레스센터로 쓰였다. 고려·조선대 역사기록을 맡아보던 관아인 춘추관·예문 춘추관에서 비롯된 이름으로, 유래를 거슬러 올라가면 고대 중국 사서오경 중 하나인 '춘추'가 나온다. 엄정하게 역사를 기록한다는 의미로 자유 언론의 정신을 상징한다. 맞배지붕에 올라간 토기와는 전통적인 우아한 멋을 드러낸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3월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 회동에 앞서 대화를 나눈 뒤 안으로 이동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본관에서 서편으로 이동하면 영빈관이 보인다. 이름 그대로 대규모 회의와 외국 국빈을 위해 공식행사를 여는 데 쓰였다. 1978년에 건립됐는데, 18개의 돌기둥이 건물 전체를 떠받드는 형태로 웅장한 자태를 자랑한다. 이 돌기둥은 높이가 13m에 둘레가 3m에 이르는데 화강암을 통째로 깎아 작은 틈 하나 없는 게 특징이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개방 행사에서 시민들이 영빈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인수위사진기자단
청와대 서편 끝엔 무궁화동산이 있다. 무궁화동산은 옛 중앙정보부 궁정동 안전가옥(안가) 터에 마련된 시민휴식공원이다. 본래 청와대 구내로 출입이 금지돼 있었지만, 1993년 청와대 앞길이 개방된 뒤 시민공원으로 조성됐다. 공원 내엔 나라꽃 무궁화와 함께 각종 수목과 야생화가 식재돼 있다.
한바퀴 도는데 1시간..등산코스도 추천
이번 청와대 개방으로 산행 나들이도 인기를 끌 전망이다. 이날 청와대 개방과 동시에 북악산 등산로도 개방되면서다. 칠궁에서 백악정까지 600m 춘추관에서 백악정까지 800m 등산로가 열렸는데, 청와대~북악산 등산로가 열리는 것은 1968년 북한 무장간첩이 청와대에 침투한 '김신조 사건'으로 통제된 이후 54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