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심리가 붕괴된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 사이클에 맞춰 물가 상승 압력이 줄어드는지를 확인하며 투자에 나설 것을 권했다.
미국이 금리 인상에 본격적으로 나서자 지난해까지 고평가를 받던 성장주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애플(-16.25%), 마이크로소프트(-20.94%), 알파벳(-22.32%), 테슬라(-34.38%), 아마존(-36.09%), 메타 플랫폼스(-42.03%), 넷플릭스(-71.02%), 리비안(-77.82%)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시가총액도 쪼그라들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애플, 아마존 등 7대 빅테크 주의 시가총액이 지난 3거래일 동안 1조달러 이상 증발했다. 세계 시총 1위 기업인 애플은 같은 기간 동안 2200억달러가 증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9일 시총 2조달러가 붕괴된 1조9788억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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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심리 붕괴…"모든 걸 악재로 해석한다"증권가에선 글로벌 증시의 금리 인상, 양적 긴축 기조가 명확해지면서 지난해부터 이어지던 성장주 상승 랠리가 끝났다고 분석한다. 거기에 경기 침체 우려가 생기며 리오프닝(경기재개) 관련 주식, 원자재, 가상화폐 등 모든 자산들도 잇따라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연이은 악재로 시장의 투자심리가 완전히 붕괴됐다는 의견이 많았다. 지난 4일 미국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50bp(1bp=0.01%) 금리 인상을 단행한 직후 미국 증시가 하루 반짝 반등했으나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사이의 괴리가 발생한다는 불안감에 주요 지수가 연일 하락 중이다.
장효선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장은 "시장은 모든 걸 지금 악재로 해석한다"며 "금리를 75bp로 올리면 너무 과격하다고 보는 한편 50bp로 올리면 너무 강도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경제라는 건 양날의 칼과 같은 현상이라 좋게 볼라면 모든 게 다 좋게 보이고 나쁘게 보려면 다 부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불행히도 지금은 후자 쪽에 더 가깝다"고 했다.
미국의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CNN 공포탐욕지수(Fear & Greed Index)도 연일 '공포'를 나타냈지만 이제는 '극단적 공포' 단계로 넘어섰다. 일각에선 R의 공포(리세션)가 다가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오는 11일 발표되는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에 주목하며 향후 물가가 안정화되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CPI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고 공산품과 원자재 가격 상승세도 주춤하다"며 "경기 불안이 더 심해지면 금리 상승세도 주춤하고 이미 급락해버린 빅테크들은 침체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견고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