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효 SK쉴더스 대표이사./사진제공=SK쉴더스
8일 업계에 따르면 SK쉴더스는 지난 6일 입장문을 통해 상장철회를 공식화했다. 지난 3~4일 진행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2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저조한 성적을 거둔 탓이다. SK쉴더스는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SK쉴더스는 "물리보안 전문기업인 에스원과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적극 대응했다. SK쉴더스는 융합보안 분야에 집중하고 있어 사업구조가 확연히 다르다는 설명이었다. 실제 SK쉴더스는 △사이버 보안(인포섹) △융합보안(SUMiTS) △물리보안(ADT캡스) △안전 및 케어 등 4개 사업분야를 영위하는데, 올해 기준 비물리보안 매출이 이미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국내 1위를 차지한 사이버 보안 사업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 평균 매출 성장률이 16.4%다.
SK쉴더스 IPO 철회에 업계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SK쉴더스 상장 이후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아왔던 국내 보안시장에 훈풍이 불 거란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해외에선 사이버 보안기업인 맨디언트가 구글에 6조8000억원에 인수되는 등 '빅딜'도 이어지지만, 국내에선 시가총액 1조원이 넘는 보안기업이 에스원 (61,700원 ▼700 -1.12%)과 안랩 (63,000원 ▼600 -0.94%) 뿐이다. 그나마 정보보안 시장 1위 사업자 안랩의 주가는 창업자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의 행보에 따라 오르내린다.
한싹, 시큐레터, 틸론, 샌즈랩, 이스트시큐리티 등의 상장 준비에 인수합병(M&A) 움직임까지 활발하던 보안시장엔 당분간 냉기가 흐를 전망이다. 국내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이 워낙 작고, 다양한 보안 분야를 아우르는 SK쉴더스와 직접 비교할만한 기업을 찾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융합보안 분야의 미래 가치와 비전을 강조했지만 얼어붙은 시장 환경이 따라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안업계 관계자도 "해외와 달리 한국에선 사이버 보안 사업 가치평가에 박한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