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뉴시스]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경기도 성남 분당구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개발 관련 간담회를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2022.04.25.](https://thumb.mt.co.kr/06/2022/04/2022042514200517568_1.jpg/dims/optimize/)
우리 정부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 백신 연구와 임상 시험, 허가 승인 등 과정에서 다양한 직·간접적 지원에 나섰다. 업계에선 일부 옥석가리기가 필요하겠지만 코로나19 백신 개발 지원을 지속해야 백신 주권 확보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단 의견이 우세하다.
또 "SK바이오사이언스를 비롯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에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의 SK바이오사이언스 방문엔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위원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등이 함께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GBP510'의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국산 코로나19 백신 중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임상 과정에서 우수한 면역 반응을 확인했다.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하는대로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심사가 남아있지만 큰 변수가 없는 한 상반기 중 허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등장이 눈 앞으로 성큼 다가온 셈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국 워싱턴대학 약학대 항원디자인연구소(Institute for Protein Design, IPD)와 GBP510을 공동 개발했다. GSK의 면역증강제 'AS03'을 활용한 합성항원 방식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이다. 전 세계 50여개 나라에서 허가받은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보다 효능이 높은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정부는 GBP510 개발 과정에서 임상 설계 지원, 시험 계획 신속 승인 등 다양한 행정적 지원을 제공했다. 또 2000억원 규모(1000만도즈) 선구매를 통해 힘을 보탰다. 다만 GBP510의 연구개발 비용은 대부분 국제기구인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과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BMGF)이 댔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했지만 우리 정부가 아닌 국제기구의 비용 지원으로 개발된 백신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GBP510 개발 과정에서 임상 참여자 모집, 글로벌 임상, 검체 분석 등을 정부에서 지원했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뿐 아니라 여러 백신 개발 기업에 대해 임상 비용 지원 등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를 제외하면 유바이오로직스의 '유코백-19'가 앞선다. 지난 1월 28일 임상 3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GBP510과 마찬가지로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활용한 합성항원 방식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비교임상을 위한 대조백신을 구하지 못해 필리핀과 아프리카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국내에서 수출용 제품으로 허가 받겠단 목표다.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 이은 국산 2호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자신했다. 오는 8~9월 수출 허가를 받고 4분기부터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다만 임상 비용에 대한 정부 지원이 확정되지 않아 연구에 속도를 낼 수 없다며 아쉬워했다.
백 대표는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을 위한 정부 지원 협약이 결정되지 않아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며 "유코백-19는 일부 미국 회사 기술이 들어갔지만 항원과 면역증강제를 직접 개발한 진짜 국산 백신"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정부 지원이 없을 경우 필리핀 임상을 포기할 수 있다"며 "작은 바이오 벤처가 수백억원 규모의 임상 비용을 마련하는 데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유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하면 임상 3상에 진입한 백신은 없다. 바이러스 전달체 방식 코로나19 백신으로 기대를 받은 셀리드는 지난해 11월 임상 2b/3상을 신청했지만 3상은 승인받지 못했다. 제넥신은 개발하던 DNA 방식 코로나19 백신을 사업성이 낮단 이유로 포기했다. 이 외에 진원생명과학(1/2a상), 큐라티스(1상), HK이노엔(1상) 등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지속 지원 필요…"옥석은 가려야"

다만 현장에선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임상 시험 특성상 정부 지원이 뒷받침되지 못할 경우 GBP510 뒤를 이을 국산 백신 개발은 요원할 수 있단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백신 전문가는 "SK바이오사이언스 GBP510은 CEPI 지원과 GSK 면역증강제가 뒷받침된 데다 식약처의 비교임상 방침으로 사업화 성과를 눈 앞에 두고 있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오랜 기간 백신 개발과 생산 역량을 쌓은 회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국내에서 개발 중인 다른 코로나19 백신은 효능뿐 아니라 부작용 대처, 상업화 생산 등 측면에서 얼마나 성과를 내고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른 백신 전문가는 "지금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오미크론이나 더 나아가 앞으로 새로 나올 변이를 막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며 "국산 백신을 확보해야 향후 새로운 변이가 나올 때 더 빠른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부가 팬데믹이 끝나도 임상 비용 등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국산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은 옥석을 가려 기술력 있는 회사 위주로 정부가 선별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mRNA(메신저 리보핵산) 같은 새로운 플랫폼은 기술력 축적 관점에서 연구를 지속하는 게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