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분산투자가 답?…삼성전자 20% 빠질 때 삼성그룹주 ETF 선방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2.04.08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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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다나 디자인기자/그래픽=김다나 디자인기자


삼성전자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날 주가는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실적이 주가로 이어지지 못하는 상황 속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그룹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대안으로 떠오른다.

7일 삼성전자 (78,600원 ▲2,100 +2.75%)는 전일 대비 500원(0.73%) 내린 6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이날 개장 전 발표한 잠정 실적에서 사상 최초로 1분기 매출액 70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시장 컨센서스를 웃도는 호실적이었지만 주가는 반대로 갔다. 이날 종가는 52주 최저가다.



삼성전자의 부진한 주가 흐름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당장 연초 이후만 보더라도 지난 6일까지 13.07%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 수익률인 -9.31%보다도 낙폭이 크다. 최근 1년 동안에는 20.35% 하락했다. 분기마다 역대급 실적을 재차 경신했지만 '10만전자'는 커녕 '6만전자'도 면치 못했다.

주가 약세 이유로는 크게 세 가지가 꼽힌다.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에 밸류에이션 멀티플이 하락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IT 수요 훼손 우려가 커졌다. 비우호적 매크로 환경 외에도 최근 GOS(게임 최적화 서비스) 논란이 불거지면서 비메모리와 스마트폰 경쟁력 약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증권가는 이같은 우려가 현재 주가에 대부분 반영된 것으로 본다. 다만 향후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비메모리 파운드리 시장의 구조적 성장세가 유효하므로 주가가 빠르게 반등한다는 의견과 매크로 상황이 개선된다고 하더라도 그동안의 약세를 만회할 정도로 아웃퍼폼하진 않을 것이란 의견이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TSMC와 경쟁할 수 있는 파운드리 업체는삼성전자가 유일하기 때문에 메모리 상승 사이클에 대한 전망을 주가가 반영할 차례"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슈가 해소되는 구간에서 주가가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코로나19 이후의 소비 패턴 변화를 고려할 때 내년까지 4년 연속 DRAM의 성장세가 이어질지 불투명하다"며 "특히 GOS 논란 등으로 삼성의 기술력과 미래에 대해 물음표가 찍히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전망이 밝지만은 않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삼성전자 사랑은 여전하다. 이들은 올해 들어서만 삼성전자 주식을 7조210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각각 5조6595억원, 1조6558억원 팔아치운 물량을 대부분 소화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삼성전자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대신 ETF를 통한 투자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TF 상품 특성상 분산투자를 하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낙폭이 크더라도 충격이 덜하다. 실제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그룹주에 투자하는 ETF는 삼성전자 대비 양호한 수익률을 냈다.

삼성전자를 22.58% 담고 있는 'KODEX 삼성그룹밸류 (8,735원 ▲10 +0.11%)' ETF는 연초 이후와 1년 수익률이 각각 -2.32%, -2.22%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시장 수익률도 웃돌았다. 이 ETF 구성종목을 보면 삼성SDI가 27.53%로 가장 비중이 크고 이어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9.02%), 삼성전기(5.83%) 등 순이다.

'KINDEX 삼성그룹동일가중 (17,360원 ▼40 -0.23%)' ETF에는 삼성그룹사 종목이 7% 내외의 비슷한 비중으로 담겨 있다. △제일기획(7.08%) △삼성SDI(7.03%) △삼성화재(7.01%) △호텔신라(6.96%) 등 순이고 삼성전자는 6.47%로 10번째다. 이 ETF는 삼성그룹주 ETF 중 유일하게 지난 1년간 플러스 수익률(1.53%)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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