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변북로를 지나는 차량 모습. /사진=뉴시스
그러나 최근들어 인공지능(AI) 기술이 보험사들의 질문에 답을 해주기 시작했다. 3세대 보험 개념인 '운전습관 기반 보험(BBI·Behavior-Based Insurance)'의 얘기다. 테슬라나 제네럴모터스(GM) 등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자사 자동차 고객을 대상으로 이같은 보험상품을 도입한 데 이어 국내에서는 스타트업 카비가 관련 솔루션을 개발해 보험업계와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BBI보험이 등장하기 전까지 자동차보험은 운전자 신상정보와 주행정보를 기반으로 보험료를 책정했다. 특히 나이, 성별, 사고유무 등 운전자의 신상정보는 보험료 산출의 가장 기본적인 정보다. 통계적 결과를 토대로 한 계산이지만 합리적인 산출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이에 차량 센서와 AI 처리기술을 더한 BBI보험이 등장한 것이다. BBI보험이 차량의 센서들과 AI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해외에서는 테슬라나 GM 등 자동차 업체들이 해당 시장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10월 미국 텍사스주를 시작으로 현재(3월 기준) 캘리포니아, 오하이오, 일리노이, 애리조나 등 미국 5개주에서 BBI보험 서비스를 제공한다. 운전습관이 평균보다 좋은 경우 20~60%까지 보험료를 할인받는 방식이다. GM 역시 올 상반기까지 BBI보험을 내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테슬라·GM도 뛰어든 BBI보험…한국선 스타트업이 보험사와 협업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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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된 데이터는 자체 알고리즘을 거쳐 안전점수로 산출된다. 향후 보험사의 BBI보험 상품이 적정 보험료를 산출하는 통계지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카비는 데이터 수집과 알고리즘 고도화를 위해 463만km 거리, 30만 시간을 주행하면서 208만건의 위험요소를 감지하는 실증을 진행했다.
스타트업이 이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카비 창업자인 이은수 대표가 ADAS기술 엔지니어 출신이기 때문이다. 당초 카비 설립 당시 주요 타깃도 보험시장보다는 운전보조장치 시장 전반에 걸쳐있었다. 카비 관계자는 "2010년 후반부터 인슈어테크 분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며 "영상인식·분석과 관련된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카비 솔루션이 BBI상품과 결합 가능성을 보이면서 최근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미 2019년에는 영국의 보험기업 띵코에 해당 솔루션 4000대를 납품하기도 했다. 코로나19(COVID-19)로 해외사업 확장이 일시중단됐으나 올해부터는 코트라와 함께 영국 등 유럽시장 재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 대형 보험사와 지난해 기술검증(PoC)을 진행했고 올해 시장 출시를 조율하고 있다.
투자업계도 카비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카비는 삼성벤처투자, 포스코기술투자, IMM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누적 202억원(시리즈B)의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중으로는 시리즈B 브릿지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ADAS와 자율주행기술의 발전으로 BBI보험 시장은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일부 국내 보험사 등은 BBI보험을 직접 준비하고 있지만 스타트업 업계는 ADAS 등 기술이 단기간 내 개발하기 어려운 만큼 기술 스타트업과의 협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비 관계자는 "올해부터 국내 보험업계와의 협업이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코로나19로 멈췄던 해외시장 진출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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