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에 사는 30대 A씨는 5G를 지원하지 않는 애플 아이폰11 모델을 2년째 쓰고 있다. 기존에는 2년마다 습관처럼 휴대폰을 바꾸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럴 이유를 전혀 찾지 못하고 있다. 5G폰을 이용한다 해서 새로운 서비스를 누린다거나 크게 달라질 점이 없다고 생각해서다.
AR·VR 제대로 해보신 분?…콘텐츠·이용자 기반 턱없이 부족
SK텔레콤 홍보 모델들이 VR기기 '오큘러스 고'를 착용하고 '버추얼 소셜 월드' 서비스를 체험 중인 모습.
업계 관계자는 "LTE 서비스의 경우 '영상 다운로드'라는 명확한 목표가 정해진 후 기술이 만들어졌는데 5G는 기술이 먼저 개발됐다"며 "사전에 킬러 서비스에대한 충분한 고민 없이 5G 네트워크가 상용화 되면서 3년 넘게 5G로 무엇을 할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메타버스 시대엔 "5G 없으면 안돼" 통신업계는 AR, VR 기술의 총 집합체인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를 5G 시대 '킬러콘텐츠'로 꼽고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가상과 현실을 연결하는 몰입형 콘텐츠라는 특성상 지연율이 조금만 높아도 멀미를 유발하고 몰입감을 깰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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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에 가장 적극적인 사업자는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자사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 연내 암호화폐를 통한 경제시스템을 도입해 이용자를 끌어들이겠다는 방침이다. KT는 미디어콘텐츠 컨트롤타워인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지식재산권(IP),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가상자산을 만들어 메타버스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숙명여대에 전용 메타버스 서비스인 '스노우버스'를 열었다. 또 지난해 유니티코리아와 메타버스 기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연내 '가상오피스'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밖에도 통신업체들은 5G로 인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초연결, 초고속, 초저지연을 표방하는 5G 인프라 구축이 가속화되면서 메타버스 외에도 로봇, 자율주행 등 새로운 혁신 산업이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다.
마츠 그랜리드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 총괄이사는 지난 2월 열린 MWC22 개막 기조연설에서 "올해 5G에 연결되는 기기 수는 10억개에 이르고, 이를 기반으로 드론, 스마트시티, 풍력발전 등 다양한 산업이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