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저튼2', 사진제공=넷플릭스
19세기 영국 사교계의 은밀한 스캔들을 다루며 전 세계로 흥행을 이끈 넷플릭스 '브리저튼'이 시즌2로 돌아왔다. 브리저튼 가문의 장녀 다프네(피비 디네버)의 이야기를 다뤘던 시즌1에 이어, 그의 오빠이자 브라저튼 가(家)의 장남 앤서니(조나단 베일리)의 로맨스를 그린다. 때문에 뉴페이스는 핫가이가 아닌 핫걸이 등장한다.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에서 올리비아 역을 맡아 눈도장을 찍었던 시몬 애슐리가 이번 시즌의 여주인공이다.
시즌2는 시즌1과 마찬가지로 두 남녀 주인공 앤서니와 케이트 샤르마(시몬 애슐리)의 러브라인이 녹록지 않게 흘러간다. 서로를 원하면서도 감정을 무시하거나 밀어내기 일쑤다. 마지막회에 이르러서야 맺어진다는 점에서 시즌1 때보다 사랑의 결말이 더 순탄치가 않다. 빠른 전개를 좋아하는 국내 시청자 입장에선 다소 몰입감을 떨어트리는 요소이기도 하다. 앉은 자리에서 한번에 정주행하기가 수월했던 시즌1에 비해, 시즌2는 장시간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보고 있기가 다소 힘들다. 그럼에도 전작의 명성을 따라가는 기본은 있기에 마지막회인 8화까지 당도하는 것 역시 그리 어렵지는 않다. 유럽 시대물에 로맨스를 얹은 장르의 유혹을 뿌리치기란 쉽지 않으니 말이다.
'브리저튼2', 사진제공=넷플릭스
'브리저튼2', 사진제공=넷플릭스
시즌2는 성애를 다소 덜어내고, 인물들의 서사에 조금 더 집중한다. 물론 주인공 조나단 베일리가 종종 조각 같은 몸매를 드러내긴 하지만, 시즌1에 비하면 확실히 노출 수위가 덜하다. 대신 시즌1 말미에 밝혀진 레이디 휘슬다운 페넬로페 페더링턴(니콜라 코클란)의 이야기를 조명하는 데 조금 더 시간을 할애한다. 서사에 집중한다고 해서 이야기에 깊이가 있다는 이야기는 또 아니다. 단순한 전개로 여러 가십 섞인 에피소드를 펼치며 흥미를 유발하는 데만 주력한다. 이 시리즈에서 시대물에 대한 고차원의 고증이나 사려 깊은 사회적 통찰을 기대했다간 실망할 수 있다. 대신 당시 여성들의 화려한 드레스나 16세기의 웅장한 궁전을 볼 수 있는 것은 충분히 흥미로운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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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1부터 다문화주의인 PC(Political Correctness)를 끼워넣은 점은 시즌2로 다시 봐도 좀 어색하다. 한국으로 치면 사극에서 왕비 역으로 금발의 서양인이 등장하는 셈이다. 또는 영의정이 흑인이거나, 세자가 혼혈로 등장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 점을 생각해 본다면 이 캐스팅의 모순을 이해하기가 쉽다. 특히 백인 가문인 브리저튼 가가 이야기의 중심이기 때문에, 이 외의 인종은 부수적으로 존재할 따름이다. PC도 배경과 상황을 잘 가려가며 행해야 자연스러운 의식의 흐름을 이끌 수 있다.
하지만 퓨전이라는 이름으로 가볍게 보고자 한다면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작품임은 분명하다. 무엇보다 조나단 베일리와 시몬 애슐리의 케미스트리는 시즌1의 레지 장 페이지와 피비 디네버에 상응할 만큼 매혹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