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진 코라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2005년 6월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약 500억원을 100% 출자해 한국 모태펀드를 조성할 때 당시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정부의 공적자금을 스타트업 성장에 필요한 마중물로 쓴다는 구상엔 반발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항상 액수가 제법 큰 후속투자 단계에선 고심에 빠지게 된다. 국내에선 재원 마련 방안이 마땅치 않을 뿐더러 해외자본에 대해선 이견이 여전해서다.
국내투자로만 본다면 스타트업이 성공했을 때 그 성과를 온전히 가져올 수 있지만, 해외 진출은 어려워 더 이상의 성장은 사실상 힘들다. '벤처·스타트업의 요람'으로 불리는 미국 실리콘밸리와 영국 런던 등에 비하면 아직 우리 생태계는 배우고 채워야할 점이 많다. 국내 자본만으로 국한해 운영한다면 이런 노하우들을 배울 기회를 얻기도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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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히 곱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로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인수했던 투자 건을 꼽을 수 있다. DH가 2019년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가치를 4조7500억원으로 평가하고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장벽 높은 정부 규제로 적잖은 진통을 겪었다. 곽노성 연세대 글로벌인재대학 객원교수는 "배달의 민족이 나름 우리나라에서 성공했고 그동안 많은 노하우를 쌓았다면 글로벌 자본의 도움을 받아 전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역으로 우리 VC(벤처캐피털)들의 해외 투자경험도 중요하다. 수익성 향상은 물론, 우리 기업들을 글로벌 시장에 진출시킬 능력도 키울 수 있어서다. 모태·민간펀드, CVC(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 등 각기 다른 성격의 자본들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무대로 나가 경쟁한다면 한국의 벤처·스타트업 생태계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