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 국장
그렇게 선거는 끝났고 승자와 패자가 갈렸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지만 그렇다고 공포에 떨어야 하는 세상은 아니다. 정말로 망국의 길로 향할까. 선거에서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한 거친 언사와 현실은 간극이 있다. 기왕 승패가 갈렸으니 벌써부터 왈가왈부할 필요도 없다. 맡겼으니 지켜보면 된다. 잘하면 격려하고 못하면 선거를 통해 심판하고 바꾸면 된다.
그저 기업을 경영하는데 불편함을 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재계에선 윤 당선인이 취임 전후 기업인들을 언제 어떻게 만나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벌써부터 궁금한 눈치다. 과거 윤석열의 검찰을 떠올리면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보수여당' 대통령 윤석열의 행보는 다를 것이란 기대도 적지 않다.
전임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5월 미국 순방길에 처음 대기업 총수들과 마주했다. 곧이어 8월에 청와대로 총수들을 초청했고 이후로도 여러 차례 식사를 겸한 간담회를 하며 '창조경영'을 설파했다.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앞세운 기업인 출신 이명박 대통령 역시 대기업 회장들과 여러 차례 회동는데 "기름값이 묘하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등의 속칭 '아는 척' 코멘트가 되레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윤 당선인과 기업인들의 첫 회동 역시 그 시기나 방식, 내용 등에 역대급 관심이 쏠린다. 더구나 청와대를 떠나 용산에 대통령실을 만든다고 하니 만남의 장소나 방식이 훨씬 파격적일 수 있다. 당선인의 스타일이나 최근 '백반정치' 행보를 보면 '단골 노포 맛집에서 만나 소맥이나 막걸리를 마시는 그림'도 그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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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어떤 스타일의 회동이라도 기업인들은 당근과 채찍 모두를 생각하며 복잡하게 머리를 굴린다. 5년 전, 10년 전 대통령 취임 초 회동 때마다 가지고 간 '투자와 고용보따리'를 다시 만지작거리고 있을 수도 있다. 다만 경험적으로 달라진 분위기, 달라진 이벤트에 담길 5년의 메시지를 굳게 믿지 않을 개연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