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 인상에 은행 ETF '방긋'…변수는 러시아 디폴트 가능성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2.03.1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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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금리 인상에 은행 ETF '방긋'…변수는 러시아 디폴트 가능성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에 국내 은행 상장지수펀드(ETF)가 강세다. 다만 증권가는 러시아 전쟁 장기화시 원자재 추가 급등 등이 은행주에 간접적인 악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18일 KODEX 은행 (8,430원 ▲465 +5.84%) ETF는 전일 대비 15원(0.19%) 내린 7865원에 거래를 마쳤다. TIGER 은행 (8,575원 ▲475 +5.86%) ETF는 5원(0.06%) 오른 8230원을 기록했다.



연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열린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1bp=0.01%)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3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지면서 코로나19(COVID-19) 이후 2년간 유지돼 온 완화적 통화정책이 종료됐다.

FOMC 위원들은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금리 수준을 1.875%로 예상했다. 올해 남은 FOMC 회의에서 0.25%포인트씩 인상을 하면 추가로 6차례 금리인상을 예고한 셈이다. 지난해 12월 점도표상 3회 인상에 비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에 대표적인 금리인상 수혜주인 은행주도 강세를 보였다. 이들 은행 ETF는 최근 7거래일 동안 약 7% 상승했다. 두 ETF는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KRX 은행 지수를 추종한다. 지수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은행주 10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향후 변수는 러시아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서방의 경제 제재가 가해지면서 러시아 디폴트 가능성이 제기됐다. 글로벌 은행주 약세로 이어졌다. 미국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 은행업 지수는 지난달 9일 고점 이후 최근까지 18% 하락했다.

국제결제은행(BIS)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전세계 은행의 러시아 위험노출액은 1047억달러(한화 131조원)에 달한다. 다만 한국의 러시아 위험노출액은 미국, 유럽 은행주에 비해 미미한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은행의 러시아 위험노출액 중 75% 정도가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오스트리아 등 4 개국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다"며 "다행히 한국 은행들의 러시아 위험노출액은 14억달러(약 1조7000원)로 전체의 1.4%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 은행들의 러시아 위험노출액에는 보증부 크레딧, 상거래 채권, 금융 거래 등도 포함됐을 것이고 민간 은행 비중이 낮을 가능성도 있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국내 은행들에게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미미하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다만 러시아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추가 급등, 스태그플레이션(경기둔화 속 물가상승) 가능성, 글로벌 긴축 스탠스 약화 등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구 연구원은 "1월 초 미 연준이 긴축 스탠스를 표방하면서 전세계 은행주가 금리 상승 기대감으로 강세를 펼쳤으나 최근 러시아 문제로 글로벌 은행주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현재로서 러-우 상황 예측은 어렵지만 종전 협상이 가까워질수록 은행주에 유리한 상황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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