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무부터 전략 모두 커버하는 경영진 필요"박 부문장은 "헬릭스미스처럼 조직이 작고 슬림한 곳에선 경영진이 실무에서 전략까지 모두 커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실무 경험없이 전략을 짜긴 힘들다"고 강조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통계역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한 박 부문장은 1996년부터 12년간 미국 머크, 이후 9년간 프랑스 사노피에서 근무하면서 임상시험기획, 데이터관리, 생물통계학, 글로벌 임상관리 등 임상개발 전 영역 경험을 쌓았다. 특히 사노피에선 글로벌연구개발조직 한국 수장을 맡아 인사, 재무 등 경험도 얻었다. 박 부문장은 "사노피는 예산 기획·집행 과정과 비용관리 시스템이 잘 구축된 회사"라며 "구매 단계에도 임상 경험이 많은 이들을 투입, 협상을 유리하게 이끄는 노하우가 있었다. 한국 수장으로서 비딩, 협상에 참여해 이러한 노하우들을 배웠다"고 회상했다.
'10월 목표' 엔젠시스 임상 3상도 이끌어박 부문장은 김선영 대표와 엔젠시스 DPN 글로벌 3-2상도 이끈다. 엔젠시스 3-1상 실패는 한때 18만원이 넘던 헬릭스미스 주가를 2만원 중반대로 끌어내린 주 요인이다. 그만큼 엔젠시스 임상 성공은 회사 사활이 달린 현안으로 평가된다. 특히 김 대표가 제시한 임상 성공 시한이 불과 7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김 대표는 작년 3월 "2022년 10월31일까지 주가를 10만원까지 끌어올리거나 엔젠시스 글로벌 임상 3상에 성공하지 못하면 보유하고 있는 헬릭스미스 주식 전부를 출연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2만원대 주가가 단기간 내 10만원으로 오르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엔젠시스 임상 3상이 성공하느냐가 김 대표가 제시한 목표 달성의 관건이 될 것으로 꼽힌다.
엔젠시스 임상 3상 성공 여부는 오는 6월 말에서 7월 초 윤곽이 나온다. 박 부문장은 "미국의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DMC)에서 샘플 사이즈를 몇명으로 해야할지 알려준다"며 "이때 몇명이 나오느냐에 따라 성공 가능성을 상당 부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헬릭스미스는 샘플 사이즈를 152명으로 설정했고 최대 250명까진 늘릴 수 있도록 임상계획을 짰다. 즉 iDMC에선 △샘플 사이즈 152명 △152~250명 △중단 세 가지 결과를 통보할 수 있는데 중단만 아니면 임상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가능하단 얘기다.
그러면서 박 부문장은 현재까지 엔젠시스 3-2상이 순항 중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임상 속도와 자료 질 두 가지 측면에서다. 그는 "코로나19(COVID-19)로 임상환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어 임상을 접은 회사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임상 진전 자체도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또 매일 환자들이 평가해 기입하는 고통 지수가 일관성있는지 외부 벤더를 통해 평가하고 있다. 이들이 격주로 보내주는 데이터 퀄리티 관련 리포트를 보면 데이터가 질적으로 클린하게 가고 있음이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헬릭스미스는 이날 오전 엔젠시스 임상 환자 100명 등록을 완료했다. 예상 시점보다 며칠 앞당겨졌다.
박 부문장은 "저도 '내돈내산' 주주다. 주주로서 누구보다 회사 주가가 잘 관리되길 바란다"면서 "계속 경영권이 위협받는 상황은 회사나 주주에 결코 좋지 않다. 임상 진전 등 주가가 올라가는 동력을 꺾지 않고 순리대로 갈 수 있도록 놔둔다면 주가가 향후 상당히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내이사가 되면 주주 입장에서, 또 회사 사업이 성공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의견을 개진하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일한 20여년간의 경험을 쏟아부어 회사 성공에 매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