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민 가천대 교수
메타버스가 기존 인터넷과 다른 점은 메타버스에서는 이용자를 투영하는 아바타가 이용자의 성격, 책임, 의무, 권리를 대리한다는 것이다. 즉, 나를 대리하는 아바타를 보면서 아바타에 나와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한 캐릭터를 부여하는 것이다. 본캐(메인 캐릭터)가 있고 부캐(서브 캐릭터)도 있을 정도로 멀티 페르소나를 갖는다는 점에서 프리랜서로서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긱이코노미'(Gig Economy) 상황을 반영한다고 볼 수도 있다.
네이버의 제페토 역시 글로벌 이용자가 3억명을 돌파하는 등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한다. 제페토 아바타로 만든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무려 7200만뷰를 기록했고 제페토에서 이뤄진 팬사인회는 8일간 3000만명을 돌파했다. MZ세대의 관심이 집중되자 구찌, 나이키, 컨버스, 디즈니 등 명품브랜드들도 제페토에 입점해 수익을 창출한다.
팬데믹 시대에 비대면 라이프에 익숙한 젊은 이용자 중심으로 메타버스는 생활의 연장으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 자연스럽고 거부반응 없이 받아들여진다. 메타버스 내에서 가상자산(암호화폐), 결제, NFT(대체불가토근)가 결합하면서 메타버스 캐릭터를 치장하거나 가상 아이템을 사고파는 수준을 넘어 음원이나 그림 같은 지식재산권, 가상의 부동산 등 자산투자 시장도 빠르게 성장한다.
많은 기성세대 사람이 로블록스나 제페토를 써보고 아이들 게임 같다며 실망하는 경우가 많지만 블룸버그와 PWC 조사에 따르면 메타버스 시장은 2024년 923조원, 2030년 18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메타버스 경제의 핵심은 이용자들이 경제활동을 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연간 20조원의 유튜브 경제도 영상 크리에이터들이 보상받는 생태계를 구축한 이후 빠르게 성장한 점을 기억해 본다면 젊은 세대가 몰입감을 가지고 많은 시간을 보내는 메타버스는 더 큰 잠재력을 지녔다고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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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메타버스 시장이 이제 형성되기 시작한 시점에 정부가 게임법을 적용해 메타버스 내 수많은 게임에 등급분류 의무를 부과하는 규제우선정책을 적용하려는 점은 매우 우려스럽다. 메타버스산업에 대한 경제 규모 추정 및 산업 연관분석을 통한 경제적 효과를 고려해 신산업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